몽골인들의 세계관

몽골신화의 기본적인 세계관

텡그리의 무시무시한 모습

몽골족은 잘 아시다시피 유목민족이지요. 여기저기 말을 타고 재빠르게 돌아다니던 그들에게 문자는 거의 필요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현대 몽골어도 러시아어의 키릴 문자를 빌려 쓰고 있지요. 그런데 신화가 기록으로 남을 리가 없지요. 딱하나 부라트민족(저번에 백조를 조상으로 모신다는 민족)의 신화는 잘 전승이 된 편입니다. 그 분량은 아홉 밤 동안이나 읊어야 한다니, 몽골 신화의 귀중한 보고라고 할 수 있겠죠.
 
신화에 의하면 하늘은 동과 서로 나뉘어져 있고, 동에는 44명의 신과, 서에는 55명이 신이 있어 서로 대립하고 있다고 합니다. 몽골인들은 이 신들을 텡그리라고 부릅니다. 또한 동서 99명의 텡그리들 사이에는 또다른 텡그리가 있어, 이 중간의 텡그리를 쟁취하기 위해 동과 서의 텡그리들은 서로 치열하게 싸운다고 합니다. 자신의 세력을 좀 더 키우기 위해서지요.
 
이렇게 싸우던 중 동쪽의 텡그리 두목이 패배하게 되어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 시체가 땅에 떨어지자마자 세상에 온갖 마귀 질병과 죽음, 재앙을 생겨났지요. 이 마귀들은 머리가 여러 개인 괴물들이랍니다. 이에 서쪽의 텡그리 두목은 아들을 지상으로 내려 보내 마귀들과 싸우게 하며, 그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 우리나라 신화처럼 천신에게서 신기들을 받는데, 이것은 전승형태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동과 서, 또는 선과 악의 2원론적 구성이나 신격의 이름 등을 보아 이란으로부터의 짙은 문화적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합니다.

 

상대방에게 맞는 선물을 하자

재규어와 사슴 이야기

 

http://anthro-art.tumblr.com/page/8


옛날, 옛날에 사슴이 집을 짓기 위한 장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재규어 역시 집을 짓기 위한 장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 둘은 공교롭게도 똑 같은 장소에 집을 짓기를 원했습니다.

다음날 사슴이 그 장소로 와서 그의 뿔로 깨끗이 청소를 하고 갔습니다. 그 뒤 어디선가 재규어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가 내가 집을 지을 곳을 청소해 놓았군.”

그리고는 가져온 대들보들을 땅에 설치하기 시작했지요.

다음날, 사슴이 와서 대들보들이 들어선 것을 보았습니다. 사슴 또한 재규어처럼 생각했지요.

우와! 누가 날 도와주는 구나.”

그리고는 사슴은 이파리들을 주워와 벽을 만들고 두 개의 방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쓰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집을 짓는 것을 도와준 누군가에게 기꺼이 제공하려 했지요.

다음날 재규어는 집이 완성된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이름 모를 조력자에게 감사하며 한 방으로 가서 잠이 들었습니다. 사슴은 재규어가 잠든 다음에 와서 한 방을 누가 쓰고 있는 것을 보고 다른 방으로 가서 잠이 들었지요. 그렇게 두 동물의 서로 누군지는 모르는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 두 동물이 동시에 돌아왔습니다. 깜짝 놀라 잠시 동안 멍하니 있던 둘의 침묵을 깬 것은 재규어였습니다.

네가 내 집을 짓는 것을 도왔니?”

, 나였어.”

그래, 그럼 같이 살자.”

사슴은 재규어가 자신을 쫓아낼 줄 알았건만 웬일인지 관대하게 나오는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잠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다음날 벌어졌습니다.

나는 이제부터 사냥하러 갈거야. 바닥 청소해 놓고 물이랑 나무도 좀 가져와 놔. 내가 돌아올 때 배고플 테니 말이야.”

사슴은 무서워하며 시키는 대로 준비를 했지요. 그날 오후에, 재규어는 매우 큰 사슴을 잡아가지고 왔습니다.

내가 잡아온 것을 먹자.”

당연히 사슴은 무서워서 먹지 않겠다고 했지요. 밤새 사슴은 공포에 눈을 감지 못했습니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낮에 본 사슴처럼 죽을 것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지요. 사슴은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해가 뜨기 전의 이른 아침, 사슴은 숲 속으로 들어가 커다란 재규어를 만났습니다. 그 다음에 그는 커다란 황소를 만났지요.

황소야, 황소야. 너를 욕하는 나쁜 재규어를 봤어.”

뭐라고!”

황소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나 재규어를 찾았고, 나무그늘 밑에서 쉬고 있는 재규어를 보았습니다. 황소는 살금살금 다가가 재규어의 위로 팔짝 뛰어올라 재규어를 뿔로 받아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콧방귀를 끼며 가버렸죠. 사슴은 죽은 재규어를 끌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무서운 동거인에게 말했지요.

내가 잡아온 것을 같이 먹자.”

재규어는 코웃음을 치며 사슴이 뭘 잡아왔나 하고 봤지요. 그리고는 매우 놀랐습니다. 그리고 무서웠지요. 입맛이 없다며 방으로 들어간 재규어는 밤새 잠이 들지 못했습니다. 사슴이 재규어를 잡아 먹다니요! 그리고 사슴도 잠을 자지 못했지요. 그의 거짓말이 들어나거나 막가자는 식으로 재규어가 공격하면 어떻게 될지 뻔했거든요.

밤이 싶어지자 사슴은 뒤척거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뿔이 벽을 건드렸지요. 공포에 떨고 있던 재규어와 사슴은 그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는 집에서 나와 쏜갈 같이 도망쳤지요.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해줘야지, 자신이 원하는 걸 상대방도 원할 거라고 믿고 하면 안 된다는 생활의 지혜가 담겨있는 이야기네요.

마야의 재규어 신화(3)

다람쥐가 재규어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진다.

 


마야의 재규어와 관련된 한 전설은 인간들에게 재규어와 같아질 수는 없음을 전달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으로 하면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진다. 정도겠네요.

옛날 옛날에 다람쥐 엄마가 재규어를 찾아 왔습니다다람쥐를 본 재규어는 소리쳤지요.

"나의 보금자리에 다람쥐따위가 제 발로 걸어들어 오다니! 원하는 대로 죽여주마!"

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요? 다람쥐 엄마는 당황하지 않고 인사를 한 번 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위대한 지상의 지배자 재규어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부디 제 아들의 대부가 되어주십시오. 저는 제 아들이 위대한 재규어가 되기를 원합니다."

재규어는 황당했지요. 이런 부탁을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재규어는 거절했지만, 계속해서 부탁하는 다람쥐엄마의 등쌀에 못이겨 대부가 되어 줬습니다그리고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기로 했지요.

"잘보고 내가 하는 걸 배워라. "

말이 마치기가 무섭게 재규어는 도약해 목표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 목덜미를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어 제압했지요. 다람쥐 아들은 재규어의 용맹한 모습을 넋을 놓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연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 다람쥐 아들은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이제 저도 대부 재규어처럼 강력해 졌어요. 오늘 저의 사냥 모습을 보여 드릴께요."

그저 아들이 대견했던 엄마는 같이 사냥감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윽고 큰 동물을 발견한 아들 다람쥐는 재규어가 한 것 처럼 도약했습니다. 하지만 그 동물이 꼬리로 쳐 내 버렸지요. 아들 다람쥐는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 진흙구덩이에 박히고 말았습니다.

"엄마! 엄마! 살려주세요!"

자신의 아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엄마 다람쥐는 아들을 구하려 뛰어들었지만 역시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둘은 굶어 죽고 말았지요

마야의 재규어 신화(2)

왜 재규어는 인간과 떨어져 사나?

 


어느 날, 신들이 인간들을 창조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은 재규어는 매우 궁금했습니다. 신들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것을 보고 싶었거든요그래서 그는 신에게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신은 재규어가 사람들을 어떻게 창조하는지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재규어는 너무 똑똑했기 때문에 그 과정을 보면 재규어도 사람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신은 작은 구멍이 있는 항아리를 재규어에게 주고, 채워와 달라고 했습니다. 물이 있어야 인긴을 만들 수 있다고 했지요.

신난 재규어는 강가로 휙하고 달려가 물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구멍이 있기에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건 불가능 했지요. 그 모습을 본 개구리가 재규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신이 너를 속였구나 재규어야. 내가 도와줄께. "

개구리의 도움으로 항아리를 채운 재규어는 한달음에 신에게 돌아갔습니다.

"여기, 물을 채워 왔습니다."

그러자 신이 뒤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지요.

"너무 늦었구만, 자네가 하도 돌아오지 않아서 그냥 진흙으로만 만들었다네. 이제 막 개를 만드는 참이지."

신은 재규어가 없을 때 빨리 12명의 사람을 만들고, 남은 진흙으로 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 이 개 라는 생물은 참 멋지군요. 무엇을 담당하는 녀석입니까?"

재규어는 자신과 약간 닮은 개를 신기한 듯 톡톡치며 물어보았습니다.

"개는 인간들을 지키고 자네와 같은 동물들에게 예의를 가르쳐 주기 위해 만들었다네."

"이게 인간이군요."

고개를 돌려 인간을 보며 재규어는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인간은 재규어를 공격해 상쳐를 입혔지요. 재규어는 깜짝 놀라 뒤로 도약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가까이 갔는데, 또 한번 인간의 공격으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개에게 부탁해 재규어를 쫓아 내개 했지요. 인간과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인 재규어는 그 뒤로는 절대 인간에게 다가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야의 재규어 신화(1)

해를 품은 재규어

 


마야 사람들에게 날카로운 이빨과 빌톱으로 기민하게 사냥을 하는 제규어는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들은 재규어가 단순한 동물이라기 보다는 뭔가 초월적인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마야 신화에는 다양한 곳에서 재규어가 등장합니다.

마야 사람들은 재규어의 살갗에는 별이 총총한 밤하늘이 퍼져있다고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김새와는 반대로 마야 신화에서 재규어는 해를 운반하는 동물이었습니다. 재규어는 새벽에 동쪽에서 해를 가지고 솟아올라, 저녁에 서쪽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저승의 신인 시발바가 있지요. 그 사악한 신은 재규어에게서 해를 뺏기 위해 갖은 수를 씁니다. 재규어를 공격하기까지 하지요. 그러나 재규어는 끝끝내 해를 빼앗기지 않고 저승의 신을 물리쳐 위풍당당하게 또 떠오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재규어의 송곳니와 발톱은 선망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밤에 서쪽에서 떠올라 해를 먹어치운디고 믿어지거나, 지구의 종말 때에 재규어들이 해와 달, 그리고 우주마저도 먹어 치울꺼라고 믿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런 상반된 신화는 재규어에 대한 마야인들의 선망과 공포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왜 홍수가 마야 전역을 덮쳤나?

마야 대홍수 신화

마야 창조 신화에서 신들이 나무 인간을 만들었던 것 기억나세요? 사실 그들이 쫓겨나서 원숭이가 되기 전에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처음에 제대로 움직이는 나무 인간을 보며 기뻐하던 신들은 매우 기뻐하며 그들에게 대자연을 마음대로 사용하게 했습니다.

그러자 나무 인간들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했지요. 배가 고프면 동물들을 마구 잡아 먹었고, 집과 가구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마구마구 베었습니다. 신들은 그래도 그들을 내버려 두었죠. 그들이 곧 이렇게 생활하게 된 것은 신들의 덕분임을 깨닫고 신들에게 찬양과 찬미를 바칠 줄 알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날이 흐르고, 또 흘러도 나무인간들이 신을 찬미하려는 기색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영혼과 마음이 없어 자신들의 욕망만을 채우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당연히 신들은 피조물들에 큰 실망을 하고 거대하고 거대한 홍수로 나무인간들을 모두 벌하기로 했습니다.

엄청난 호수가 나무인간들이 사는 세계를 덮쳤습니다. 이에 놀란 그들은 자연의 여러 것들에게 도움을 청했지요. 그들은 먼저 동물들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동물들은 모두 재빠르게 거대한 나무 의로 도망쳤거든요.

"동물들아! 홍수가 우리를 덮치려 오는 구나, 부디 우리를 도와 너희들이 올라가 있는 나무에 올라가게 해 다오."

그 말에 동물들은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자신들을 잔학 무도하게 잡아먹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도움을 청하다니요.

"나무인간들아, 나무인간들아. 너희는 우리를 함정을 파서 해치고 무기로 상처를 입혀 먹어 치우곤 도움을 청하느냐? 어림도 없는 소리! 신의 벌을 겸손히 받거라!"

이에 실망한 나무인간들은 다음에 식물들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습니다.

"커다란 나무야, 풀숲아. 홍수가 우릴 덮치려 하는 구나! 우리를 감싸 안아 이 홍수로부터 구해 다오."

이 말에 나무와 풀들은 기가 찼습니다. 좋다고 자신의 형제들을 마구 베고, 불을 지를 때는 언제고 이제서야 아쉬운 소리를 하다니요.

"꼴 좋구나 인간들아너희가 원할 때는 마음대로 내 형제 자매를 해하더니 이제 와서 도움을 청하느냐? 체면이 있으면 못할 텐데, 얼굴가죽이 참 두껍구나!"

나무인간들은 그제서야 뭐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거대한 홍수가 이제 그들의 코 앞에 다가왔지요. 혼비백산한 그들은 정신 없이 나무 위로, 산 위로 올라갔습니다. 더 높이 더 높이. 제일 높이 가는 사람도 살 수 있을지 장담을 못했지요이렇게 나무를 오르던 나무인간들의 모습이 신기하게도 점차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모습이 변하던 그들은 결국 원숭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과 물질에 대한 탐욕은 결국 그들을 원숭이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 신화는 현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도 대자연을 너무 해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반성해 봐야겠습니다.

해와 달의 기원

마야 전설; 위대한 쌍둥이

 옛날 옛날 마야에는 훌륭한 정원사가 되고 싶은 쌍둥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정원을 가꾸는 실력은 형편없었지요. 심지어 형제가 가꾸는 정원에 몰래 들어와 꽃을 따 먹곤 하는 토끼들도 그들의 정원을 가꾸는 실력에 대해서는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공놀이에 엄청난 재능이 있었습니다. 그 둘이 공놀이를 할 때면 그 소리가 지하세계까지 전달 될 정도였지요. 예나 지금이나 층간 소음은 큰 문제였지요. 지하세계에 살고 있던 신들은 그 소리가 시끄러워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사실 그들의 취미 중 하나는 인간을 속여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인간들이 시끄럽게 구니 그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지요. 지하세계의 신은 형제를 초청했습니다. 형제는 그 초청을 받아들이면 죽을 것을 알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요. 어쨌든 상대는 신이니까요. 쌍둥이 형제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지하로 향했습니다.

 저승세계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신이 있는 궁전으로 가려면 가시의 강, 피의 강 그리고 고름의 강을 건너야 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무서운 강들을 건너다기 죽고 말지만, 형제는 공놀이를 할 때의 경험을 이용해 뛰어난 신체능력으로 서로를 도와가며 강을 건넜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저승의 신이 살고 있는 궁전에 도착했습니다.

 형제는 으스스한 궁전을 보고 공포에 떨었지만 용기를 내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옮겼습니다. 저 높은 곳에는 저승의 신이 있었습니다. 형제는 다가가 무서운 저승의 신에게 예의를 다 해 인사를 건넸습니다.

"위대한 저승의 신의 뜻을 받들어 저희 형제가 왔습니다."

 그러나 한참 동안 대답이 없었지요. 의아하게 생각한 형제가 고개를 들자마자 그들의 뒤에서 큰 소리가 났습니다.

"어딜 보고 인사를 건네느냐! 무엄한지고, 신의 모습도 못 알아 본다는 말이냐!"

 그들이 인사를 건넸던 것은 저승의 신의 모습을 본뜬 목상이었던 것이지요. 그들을 시험에 빠뜨리려고 저승의 신이 가져다 논 것이었습니다.

"그대들은 내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으니, 그 대가로 목숨을 가져가겠노라."

 저승의 신이 서릿발 같은 목소리로 큰 소리를 쳤지요. 두 형제는 공포에 떠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저승의 신의 신하 중 하나가 말했지요.

"고정하십시오 신이시여, 그래도 저들은 세 개의 무시무시한 강들을 건너오지 않았습니까? 한 번의 기회를 더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말을 듣고는 저승의 신은 형제들에게 그들이 의논할 동안 의자에 앉아 있으라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의자는 엄청나게 뜨거웠지요. 형제들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자 저승의 신은 대노했습니다.

"감히 신의 명령을 어기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구나! 저기 있는 저 구덩이를 뛰어넘으면 용서해 주마!"

 그 구덩이는 혀를 날름날름 내미는 뱀과 뜨거운 불길로 가득 차 있었습디다. 그제서야 형제들은 저승의 신이 자신들을 끊임없이 시험하다 죽일 속셈임을 깨달았지요.  그래서 형제들은 뛰어넘는 척을 하다 그냥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목숨을 끊었지요. 그리자 저승의 신은 신하들과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한참이 지나, 형제는 정신을 차렸습니다. 죽은 줄로만 알았지만, 사실 그들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신비스런 힘을 얻었지요. 그들은 메기로 변해 강을 통해 바깥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형제는 사람을 잘랐다가 다시 붙일 수도 있었고, 여러 동물로 변할 수 있는 신비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형제는 이 힘을 사용해서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돈을 벌고, 생계를 이어나갔습니다. 형제들의 소문은 널리 널리 퍼져 저승의 신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저승의 신은 그들의 묘기를 보고 싶어 그들을 저승으로 불렀지요. 꿈에도 그들이 자신이 죽이려 했던 형제라는 생각은 못한 채로요.

 형제는 익숙한 길을 지나 저승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저승의 신이 자신을 조각낸 뒤 다시 붙여달라고 하자, 조각 내버린 채로 내버려 뒀지요. 그러자 공포에 떤 저승의 신의 신하들은 그들을 다시 지상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천상에서 이 모든 것을 보고 있던 하늘의 신은 쌍둥이의 명석함과 용기를 칭찬하며 그들을 해와 달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자손들이 땅을 지배하도록 했지요. 마야족은 이들을 기리기 위해서 공놀이를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세상이 창조되었나?

마야의 창세신화(2)

저번에 본 신화와 같이 신들은 심심해서 인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진흙으로 인간을 빚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나무로 인간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나무 인간은 비가 오거나 해가 떠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그러나 머리가 굳어서 지혜가 없고 몸에 피가 돌지 않는 결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불에도 쉽게 타버렸지요. 나무 인간들에게 실망한 신은 결국 나무 인간은 산과 숲과 정글로 쫓아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들의 후예가 원숭이라고 합니다.

무엇으로 인간을 만들어야 할 지 고민하던 신들은 하릴없이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러 동물들이 신들에게 제물로서 노랗거나 하얀 알갱이가 달린 식물인 옥수수를 바쳤습니다. 신들은 옥수수를 먹으면서 옥수수는 힘을 솟게 하고, 살을 오르게 하며, 또한 맛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신들은 이 옥수수로 인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신들은 노랗고 하얀 옥수수의 뼈대로 인간의 뼈를 만들어서 세우고, 옥수수 반죽으로 살을 만들어 붙이고, 옥수수 즙으로 만든 음료로는 피를 만들고, 옥수수의 털로는 몸의 털과 머리칼 등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중 가장 완벽한 인간을 창조했다며 기뻐하고, 또 기뻐했습니다. 옥수수로 만들어진 인간은 신들을 잘 찬양하고, 동물들을 잘 아울렀지요.

어떻게 세상이 창조되었나?

마야의 창세신화

태초에 하늘에는 네 명의 신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각자 자리에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지요. 사실 그들은 모두 게을러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너무 심심했던 황색 신이 인간을 만들어 땅의 혜택을 누리고 신을 찬미하게 하자고 제안했지요. 역시 심심했던 나머지 세 신도 황색 신의 제안에 찬성했습니다.

 

황색 진흙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원소지, 이걸로 인간을 만들어야겠어.”

 

황색 신은 황색의 진흙덩이를 가져다가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피조물은 매우 약했습니다. 진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물에 닿으면 녹고, 똑바로 서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아이고, 그렇게 약한 진흙으로 인간을 만드니 그렇게 되지, 진정으로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나무지, 내가 한번 만들어 보겠네.”

 

적색 신은 나뭇가지를 꺾어 인간의 형상을 조각했습니다. 신들은 시험 삼아 나무로 만든 인간을 물 속에 넣어 보았지요, 진흙인간처럼 물에 약하면 안되니까요. 나무 인간은 물 위로 둥둥 떠올랐지요. 그리고 아무 문제없이 똑바로 설 줄도 알았다. 하지만 신들이 불을 갖다 대니 다 타버려 재가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황금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 이 찬란한 금속으로 인간을 만들면 완벽할 걸세.”

 

흑색 신은 황금으로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황금 인간은 아름다울뿐더러 태양처럼 찬란히 빛났지요. 황금 인간은 물 시험, 불 시험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시험을 거치고 나니 오히려 훨씬 아름다운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황금 인간은 감촉이 몹시 싸늘했습니다. 또 말도 할 줄 모르고, 느끼거나 움직이거나 신들을 숭배하지도 못했습니다. 지금으로 치자면 마치 로보트와 똑같았지요. 신들은 다른 새로운 사람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대신 지금까지 중에 제일 완벽하였기 때문에 내버려 두기로 하였지요.

 

자네들이 실패한 것은 우리들을 찬양해야 할 인간을 무생물들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네, 나는 나의 살들로 사람을 만들겠네.”

 

아무 색깔도 없는 네 번째 신은 자신의 왼손가락을 잘라 냈습니다. 그러자 손가락들이 껑충껑충 뛰어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네 신은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이 너무 멀리 사라져 버린 탓에,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미처 보지 못했지요, 그들의 모습은 마치 분주하게 움직이는 조그만 개미들처럼 보였다.

 

그러나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은 신을 숭배하고 제물도 바쳤습니다. 그들은 네 신의 마음을 아주 흡족하게 해 주었지요. 어느 날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이 황금 인간을 발견했습니다. 찬란히 빛나는 그들에게 적잖이 놀란 인간들은 이내 용기를 내어 황금 인간을 만져 보았습니다. 황금 인간은 돌처럼 차가웠지요, 황금 인간은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의 친절한 행동이 황금 인간의 심장을 따뜻하게 만들어, 황금 인간은 생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마음을 가지게 된 그들은 신들에게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의 친절을 칭찬했습니다.

 

예전에는 한 마디 말도 없던 피조물의 입에서 칭찬의 말이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네 신은 잠에서 깨어 흐뭇한 마음으로 지상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신들은 황금 인간을부자라고 부르고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을가난뱅이라 불렀지요. 그리고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도록 운명을 정해 놓았습니다. 신들은 부자들이 죽으면 그들이 생전에 가난한 사람들을 얼마나 보살펴 주었는가를 기준으로 심판하기로 했습니다. 그 날 이후로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 천국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상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다양한 몽골의 창세신화(3)



 1.

창조주의 세 아들인 식무니, 마이다르, 에세게 셋이 누가 인간 세상을 다스릴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모두 자신이 맡아야만 한다고 하고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지요. 결국 그들은 가장 덕이 있는 사람이 이승을 다스리기로 합니다. 그 방법으로 각자의 앞에 도자기를 놓아두고 누구의 도자기에서 빛이 발하는지 내기를 하기로 했지요. 한참을 기다리던 그들은 피곤해져서 한 숨 자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일어난 식무니는 마이다르 앞의 도자기에서 빛이 발하고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자기 것과 바꾸었습니다. 마이다르는 잠에서 깨어 식무니의 속임수를 알고 인간세상 사람들이 서로 속이고 도둑질하면서 살 것이라고 예언한 뒤 하늘로 올라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 세상은 혼잡스럽고 불행이 있는 세상이 되었지요. 우리나라의 대별왕 소별왕 신화와 맥락이 거의 비슷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2.     

7형제인 '하늘'의 맏이 에를렉과 동생 울겐이 사람을 만들려 했습니다. 먼저 울겐이 주술로 사람을 만들고, , 은 그릇에 파란 꽃이 피게 해 세상에 아름다움을 흩뿌리려 하였습니다. 그러고 피곤을 달래려 잠시 잠든 동안 에를렉은 그것을 훔쳐 다른 사람들을 만들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울겐은 매우 화가 나서 에를렉이 만든 사람은 흑인이 되어 서쪽에서 살고, 자신이 만든 사람은 백인이 되어 동쪽에 가서 살 것이라 예언했다고 합니다. 검은 사람들은 가죽으로 북을 만들어서 이 땅에 내려와 무당이 되었다네요.

 

3.

  태초에 세상은 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부처님의 이 세상에 땅을 만들기 위해 바다 위를 살펴보고 계셨지요. 그러다 부처님은 황금 거북이를 발견하였습니다. 황금 개구리는 매우 매우 거대해서 세상을 등에 질 수 있을 것만 같았지요. 부처님은 황금 개구리에게 세상을 져 줄 수 없겠냐고 물어봤지만, 거만했던 개구리는 콧방귀를 끼며 부처님께 달려 들었습니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부처님을 괴롭히려는 개구리에게 부처님은 벌을 주기로 했지요. 두 대의 화살을 꺼내, 개구리에게 쏘았습니다. 한 화살은 끊임없이 물이, 다른 한 화살은 끊임없이 불이 나와 황금 개구리는 고통으로 인해 제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지요. 부처님은 개구리에게 자신의 죄를 뉘우치라며, 세상을 그의 등에 올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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