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다, 고려인과 마약

하나안



 지난 8일 낙원상가 4층에 있는 서울 아트 시네마에서 있었던 '하나안'의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먼 이름인 '고려인' 4세인 박루슬란 감독은 한국어과를 졸업했고, 한예종 영상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관객들에게 충격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가깝고도 먼 고려인, 그들의 이야기



 우리 민족이지만 러시아의 스탈린이 일본군의 간첩이 될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명분으로 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은 분명 우림민족이지만, 분명 가깝지만은 않은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불행하게도, 중앙 아시아에서도 자신들과 다르게 생긴 고려인들은 이방인 취급을 받지요. 리얼리즘 영화인 <하나안>에서 이런 이방인으로서의 고려인들의 모습은 아주 잘 드러나 있습니다. 

 주연인 '스타스'의 경찰 동료들은 스타스에게 중국요리를 할 줄 아냐며 중국사람과 고려인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지요. 그리고 돈이 좀 있어 보이는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택시에 태워 폭행하고 돈을 갈취합니다. 또한 마약 딜러들마저 고려인들을 '노란 원숭이'라며 무시하지요. 우리와 같은 얼굴을 한 고려인들이 무시당하며 부당한 처사를 당하는 것을 보면 깊은 곳에서부터 피가 끓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무시'는 비단 우즈베키스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 온 스타스는 감독이 직접 연기한 그의 친구 중 하나인 '신'과 결혼한 한국 여자는 경멸의 눈으로 그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일을 찾지 못해 결국 해서 결국 친구를 운반책으로 마약을 밀수하려 하지요. 이 영화는 이런 고려인의 실상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마약에 중독된 우즈벡의 모습



 고려인의 실상과 함께 이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다름아닌 마약에 중독된 우즈베키스탄의 모습입니다. 주연으로 나오는 네 친구들 중 한 명은 심지어 마약을 투여하고 보드카를 마시는 '달콤한 죽음'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마약을 수사하다가 마약을 하고, 거기에 중독되는 스타스의 모습과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그의 모습은 가감없이 적나라 하게 스크린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하지만 마약에 취한 것은 비단 약쟁이들만이 아닙니다. 엄청난 노력끝에 스타스는 마약을 파는 딜러들을 잡아 내지만, 부패한 서장은 결국 그들을 풀어주고 맙니다. 부패에 취한 이들의 모습과 무기력하게 약을 하며 서민들에게 사기를 치는 약쟁이들의 모습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어두운 뒷면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런 장면들만으로는 우즈베키스탄이 완전히 약에 취한 나라로 보입니다. 박루슬란 감독은 이런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한국에 비해서 마약


을 구하기 쉽기는 하지만 유럽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이상향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과 좌절

 요즘 젊은 세대에게 유행어처럼 퍼져나가고 있는 말이 바로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것입니다. 에미넴의 8마일에 나온 이 대사는 현재 우리사회의 20대 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인 '하나안'은 성서에 나오는 이상향의 이름입니다.  영화의 가장 초반에 나오듯이 모든민족에게는, 사람에게는 '하나안'이 필요합니다. 그 '하나안'을 꿈꾸며 고단하고 힘든 현실을 벝버틸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 '하나안'에서 이상향이던 한국의 모습은 결코 이상이 아닙니다. 극 중에 나오지는 않지만 암시되어 있는 외국인인 고려인에 대한 차별과 그에 좌절해 마약을 밀수하려는 '신'의 모습과 그에서 모든 희망을 잃고 결국 바다로 가는 '스타스'의 모습은 꿈과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20대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역만리 땅의 청년들의 이야기인 하나안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다름아닌 이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2011년에 개봉했던 영화인데다가,독립영화에 가깝기 때문에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많지는 않지만, 시간을 내서 한 번 보셔도 후회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박루슬란 감독의 마약과 고려인에 대한 지독한 리얼리즘에 대해 고민을 해 보고 가셔야만될겁니다. 리얼리즘 영화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보고나서 마음이 편치만은 않기 때문이지요.


하나안 공식 블로그/페이스북


하나안 (2012)

Hanaan 
9
감독
박루슬란
출연
스타니슬라브 티안, 바호디르 무사에프, 일벡 파이지에프, 드미트리 엄, 박루슬란
정보
범죄, 드라마 | 한국, 우즈베키스탄 | 88 분 | 201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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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로 가득찬 세상의 마지막 인류의 투쟁

레지던트 이블5: 최후의 심판





 벌써 오편이네요. 게임 '바이오하자드'를 영화로 만든 '레지던트이블'이 2002년에 개봉한지도 어느새 10년이 지났습니다. 영화팬들의 열광을 얻었던 1편과는 다르게 편을 거듭할 수록 혹평을 받는 시리즈이지만, 동시에 시리즈가 더해갈 수록 흥행을 해가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말라 요보비치의 출연료 문제로 4편을 마지막으로 끝내겠다던 제작사는, 4편 마지막에 거대 떡밥을 던져놓고 다시금 시리즈를 이어갑니다. 5편은 개봉전에 엄브렐라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독특한 마케팅을 선보였지요.



뻔한 스토리, 뻔한 액션


 일말의 기대감을 안고 봤지만, 역시 대단한 것은 없었습니다. 전작에서 항상 그랬듯이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는 좀비를 베고, 엄블렐라 요원을 총으로 쏩니다. 늘 그랬듯이 그녀의 앞길을 막을 것은 없지요. 액션은 매우 화려하고 볼거리를 주긴 하지만, 전작들과 크게 다른점을 찾지는 못하겠습니다. 시원한 액션을 바라신다면 괜찮습니다.

 스토리역시 실망스럽습니다. 앨리스는 또다시 정신을 잃은채로 시작하며, 또다시 시스템의 미비를 틈타서 탈출합니다. 그리고 좀비들과 엄브렐라 요원들을 물리치지만, 강력한 좀비가 나오지요. 그리고 힘들게 그것들을 무찌릅니다. 이 단조로운 스토리에 변화를 주기위해 그녀의 클론의 딸이 등장하지만, 이렇다 할만한 이펙트가 없지요. 3편에서 너무 사기적으로 변한 앨리스를 4편에서 사람으로 만들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사기적인 여전사입니다.

 다음편에 좀비들과의 거대한 항쟁이 있을 거라는 것을 암시하며 끝나지만,  웨스커의 손에 의해 다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그녀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승리할 것만 같습니다.


오락성은 뛰어나다, 후속작?


 그러나 완전히 낙제점을 줄 수만을 없는 것은, 3D영화로 제작된 이 영화가, 오락성 만큼은 괜찮다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없이 말라 요보비치의 숨막히는 액션만을 본다면 급제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점을 제외하고 나면, 레지던트 이블5: 최후의 심판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입니다.

 슬슬 레지던트이블 시리즈가 지쳐갑니다. 후속작에서 모든 떡밥을 회수하고, 깨끗하게 끝낼 의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상업적인 성공을 계속해서 그저 시리즈를 이어가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레지던트 이블이 삼부작 정도로 나왔었으면 좋았을 듯 합니다. 1편, 2편은 그대로 두고, 3편에서 모든 떡밥을 회수하며 그게 무엇이 되었든 결말을 지었다면 훨씬 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 (2012)

Resident Evil: Retribution 
7.1
감독
폴 W.S. 앤더슨
출연
밀라 요보비치, 미셸 로드리게즈, 케빈 듀런드, 시에나 길로리, 이빙빙
정보
액션, SF | 독일, 캐나다 | 95 분 | 20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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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그 음악가를 찾아서, 

서칭 포 슈가맨



 세상이나 사람이 큰 변화를 겪을 때, 그 중심에는 항상 음악이 있었습니다. 미국이 베트남전에 참전해 한참 혼란스러웠던 그 시절 히피음악은 젊은이들에게 저항정신을 새겨주었으며, 독재로 신음하던 우리나라에도 민중노래가 힘을 주었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로 백인과 흑인이 격리되어 신음하던 남아공에도 이런 역할을 한 음악이 있었습니다. '로드리게즈'가 바로 그이지요. 그의 노래를 들으며, 남아공 사람들은 잘못된 체제에 반항할 용기를 길렀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에 대해 그들이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요. 미국 가수였지만, 미국에서는 그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실패한 가수였거든요. 그래서 남아공의 그의 펜들은 무작정 그를 찾아 나섭니다. 그의 앨범의 저작권료의 흐름을, 그의 가사에 나와있는 풍경을 그린 단어들을 분석하며 그들의 '비틀즈'를 찾아나서지요.

 하지만, 이미 죽어버렸다고 알려진 로드리게즈를 찾는 일은 아주 어려웠습니다. 번번히 벽에 막힌 그들은 거의 자포자기했지요. 하지만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듯, 끝까지 노력한 그들은 결국 그를 찾아냅니다. 그는, 로드리게즈는, 놀랍게도 살아 있었습니다. 비틀즈나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아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세상이 뒤집어 지지 않을까요? 남아공 음악계에서는 예수와 같은 그의 재림에, 남아공은 뒤집어 집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찍는 이들도 너무 흥분해 여기서부터의 영화는 흐름이 끊긴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많이 아쉬운 점이지요.

 로드리게즈가 거의 '부활'한 뒤 남아공에서 어떤 역사를 써 갈 지 궁금하신가요? 그 이야기는 영화를 직접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로드리게즈의 펜들이 무작정 그를 찾아나서는 과정을 찍었다는 이 영화는 너무나 어설픕니다. 흐름은 중간에 툭툭 끊기고, 정확히 전달하고 싶은것이 '로드리게즈'인지 제목대로 '로드리게즈를 찾아나서는 과정'인지 명확하지가 않지요. 하지만 슈가맨, 로드리게즈의 매력은 이 영화의 단점을 보충해 줍니다. 남아공의 역사를 바꾼, 한 현자 음악가를 알고 싶으시다면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칭 포 슈가맨 (2012)

Searching for Sugar Man 
9.5
감독
말리크 벤디엘로울
출연
말리크 벤디엘로울, 로드리게즈
정보
다큐멘터리 | 스웨덴 | 86 분 | 2012-10-11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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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피에타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입니다. 영화 포스터와 같은 구도의 미켈렌잘로의 동상의 이름이기도 하지요.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은 '자비'가 필요합니다. 남들에게 잔악하게 빚을 받아내는 강도(이정진 분), 그에게 피해를 입은 수많은 채무자들, 그를 찾아온 어머니라 주장하는 의문의 여인(조민수분), 심지어는 돈을 빌려주는 악덩 사장까지 모두 불쌍하기 그지 없습니다. 김기덕감독은 이 모든 이들을 필름에 담담이 담아 냅니다.


 강도는 불쌍합니다. 그는 어려서 어머니에게 버림받았고, 먹고 살기 위해 고리대를 빌린 이들에게 잔인한 행동도 불사합니다. 닭을 먹기 위해 사 와서 내장을 화장실에서 빼내는 모습은 마치 짐승을 불사하게 합니다. 극 중 나오는 꿈틀거리는 장어같지요.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세상 그리고 자신에 대한 분노를 얼굴을 모르는 어머니의 그림에 주머니칼을 던지며 해소하려 합니다. 이런 그에게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여인역시 불쌍합니다. 어렸을 때 강도를 버렸다는 여인은, 강도에게 자신이 어머니임을 주장하며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 여인은, 강도의 희생자의 어머니입니다. 그녀는 복수를 위해 치를 떠는 원수의 품안으로 들어갑니다. 자신과 같이 가족을 잃는 충격을 그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녀가 그림대신 붙여논 사진은 강도의 마음속에서 그녀의 비중이 커지고, 어머니를 되찾았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강도의 몽유병같은 자위를 도와준 뒤, 그것을 증오스런듯이 닦는 것은 그녀의 이면적 심리를 보여주지요.

 

 강도의 희생자들 역시 불쌍합니다. 생계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사채에 손을 벌린 그들은 무참히 장애인이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엄마를 찾고, 사랑을 알게된 강도는 더이상 그들을 무참히 대할 수 없었지요. 강도는 채무자들에게 동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여인은 어느날 사라져 버립니다. 강도는 다시금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방황합니다. 자신이 장애인들로 만든 그들의 삶의 단상을 보며 강도는 강제적으로 자신의 죄의 무게와 대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삶을 지지하던 여인이 눈 앞에서 떨어져 죽고, 사실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가 아닌 자신의 어머니임을 알게 됩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을 한 때 채워줬던 모성을 그리워 합니다. 결국 강도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속죄를 하게 되지요.


 인간은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잔인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러한 메시지가 잘 담겨 있기에, 영화 말미에 나오는 성가의 '키리에 엘레이슨(자비를 베푸소서)'가 가슴속에 더 사무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강도의 처참하고 비극적인 속죄는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그 또한 악마가 아니라, 한 인간이였음을 알게 하지요. 그리고 복수를 끝낸 그녀의 말은 그녀역시 복수에 영혼을 판 여자가 아닌, 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피에타 (2012)

9.1
감독
김기덕
출연
조민수, 이정진, 우기홍, 강은진, 조재룡
정보
드라마 | 한국 | 104 분 | 201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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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20대의 꿈과 현실의 단상

투 올드 힙합 키드



 20대는 수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시기입니다. 젊기에, 모든 것에 도전 할 수 있지만, 젊기에 미래를 준비해야 하기도 하지요. '도전'이 20대의 화두라지만, 그것은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해 평범하게 살기 위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이 땅의 20대는 고민합니다. 진정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것인가, 미래를 생각해서 취업에 도전할 것인가.



 이 자전적인 영화 '투 올드 힙합 키드'는 감독 정대건씨의 이야기입니다. 카메라는 초점을 잡지 못하고, 끊임 없이 흔들리며 편집역시 엉성해 한 장면이 몇 번이고 나옵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진정한 매력입니다. 힙합은 원래 잘빠진 공연장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카세트만 있어도, 비트만 틀어 놓고 그 위에 랩을 하는 것이지요.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10년 전, 힙합으로 젊음을 불태웠던 '힙합 키드'들이었습니다. 힙합이라는 마이너한 문화에 부푼 꿈과 열정을 쏟아 부었던 아이들은 어느새 20대 중반의 청년이 되어 현실과 맞닥드렸습니다. 계속 꿈을 좇아 어느정도 유명해진 허클베리와 JJK, 꿈을 좇긴했지만 아직은 잡지 못한 지조(투게더 브라더스), 그리고 현실과 타협해 직장인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학원 선생님이 되어버린 '키드'들의 모습은 이 땅의 20대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평범해 지기 싫다고, 멋있게 살고 싶다고.", "평범한게 뭐가 나쁜데?" 이 영화는 이 두 질문 가운데서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심지어는 감독 자체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평범한 가정을 이루는 것과 불안정하지만 빛나는 꿈을 좇는 일, 그 두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가혹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정대건씨의 모습은 극 중 나온대로 '존나 힙합'이며,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10년 뒤에, 투 올드 힙합키드2를 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투 올드 힙합 키드 (2012)

Too Old Hip-Hop Kid 
10
감독
정대건
출연
정대건, 투게더 브라더스, 장지훈, JJK, 허클베리 피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97 분 | 2012-09-13


투 올드 힙합 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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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 치의 이야기,

더 레이디




 아웅산 수 치, 그 이름이 우리에게 주는 무게는 아주 무겁습니다. '철의 여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20여년간의 가택연금' 이 무거움은 뤽 베송감독 특유의 영상미와 완급조절의 '더 레이디'를 통해 우리의 마음속으로 스며 듭니다. 



 영화 초반부에 아웅산 수 치(양자경분, 이하 수 치)의 남편인 마이클 에어리스(데이빗 튤리스 분)의 시점에서 시작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더 레이디의 주된 화자는 수 치가 아닌, 남편입니다. 수 치의 시점에서 진행되었으면 정치적 메시지와 버마 내부에 집중 되었을 영화는, 남편의 시점이 주가 되면서 인간으로서의 수 치을 조명하고, 세상과 연결합니다.


  


 그녀를 억압하는 모든 것을 악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 역시, 영화에 한층 깊이를 더합니다. 집을 포위하고 있는 병사들 역시, 잔인하게만 나오지 않고, 음악을 받아들이고 수 치의 글을 읽는 인간적인 모습도 버리지 않습니다. 정말로 나쁜 것은 일선에서 총을 쏘는 병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또한 적당한 시점의 위트와 가족애를 통해서 고난과 역경의 길이었던 수 치의 일생으로 자칫 우울해 질 수 있는 관객들에게 영화의 오락적 측면도 결코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결코 불편하지 않습니다.



 '철의 난초'라는 수 치는 사실 버마의 영웅이기 이전에, 두 아이의 어머니이고 한 남자의 아내였습니다. 그녀의 인생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수 치의 숭고한 정신을 보여 준 이 영화는 마지막에, 얼마 전 벌어진 승려들의 시위 장면을 덧씌우며 우리에게 공을 던집니다. 사실은 여린 이 여인에게 무거운 짐을 맡긴 것은 다름아닌 그들에게 무관심했던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의 자유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소서."

-아웅산 수치




더 레이디 (2012)

The Lady 
9
감독
뤽 베송
출연
양자경, 데이빗 튤리스, 윌리엄 호프, 사하작 본다나킷, 티라왓 멀빌라이
정보
드라마 | 프랑스, 영국 | 132 분 | 201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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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되는 영화, 

이탈리아 횡단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로이 여행을 하면서 음악 연주를 하는 것이 꿈이 아닐까요? 그런 꿈을 가지신 분들이 보면 좋을 영화가 곧 개봉한다고 합니다. 음악에 꼽혀 9박 10일간의 여행을 떠나는 그들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바이 리뷰에서 CGV 더 레이디 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레지던트 이블 5의 서막

엄브렐라 홈페이지 등장!


 바이오 하자드를 원작으로 하는 좀비영화 레지던트 이블이 마지막 시리즈인 5편의 개봉을 앞두고, 참신한 광고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극 중에서 나오는 다국적 기업이자 만악의 근원인 '엄브렐라 그룹'의 홈페이지를 만든 것이지요.

 상당히 퀄리티가 높게 만들어진 이 사이트의 채용 공고 뒤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요, 궁금한 분은 직접 들어가 보시는게 어떨까요? 참, 다 봤다고 바로 바로 넘기지 마시고 홈페이지 화면을 계속 들여다 보시면 비밀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또 어플라이 버튼을 누르고, 사진과 이름을 올리면, 다음과 같이 엄브렐라사의 사원증을 만들어 주는데요, 영화를 마치 현실처럼 느끼게 해 주는 재미있는 광고네요. '레지던트 이블'시리즈의 펜이라면 접속해서 사원증도 만들어 보시고, 사이트의 비밀을 캐 보시면서 개봉을 기다리는 것은 어떨까요?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 (2012)

Resident Evil: Retribution 
7.4
감독
폴 W.S. 앤더슨
출연
밀라 요보비치, 미셸 로드리게즈, 케빈 듀런드, 시에나 길로리, 이빙빙
정보
액션, SF | 독일, 캐나다 | 95 분 | 2012-09-13


imbd 해석

다크 나이트  잡다한 이야기(2)



이 포스팅은 <다크 나이트>에 대한 스포일러를 다량 포함하고 있습니다.

같이 읽으면 재밌는 이야기




 <다크나이트>를 홍보하기 위해서 속에 진동모드 핸드폰을 넣어놓고, 특별 문자 메시지가 전달되는 케잌을 나눠 줬는데, 이를 테러범의 폭탄으로 착각한 방송국 직원에 의해서 빌딩에 있는 사람 전원이 대피했었습니다.



 다크나이트 초반부에 브루스 웨인이 개에게 물리고 나서 "갑옷이 너무 무거워요, 좀 가볍고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면..."이라고 하는데, 이는 실제 놀란 감독의 의견이며 이것이 반영되어 수트가 개량되었다고 합니다. 고개를 돌릴 수 있는 최초의 수트 입니다.


 아캄 수용소가 나오지 않는 두 번째 배트맨 영화입니다. (첫 번째는 팀버튼의 배트맨2)


 조커와 배트맨의 마지막 대결에서 떨어지는 조커를 배트맨이 구한 장면은 조커가 최초로 나온 배트맨 코믹북(1940)을 오마쥬 한 것입니다.



 놀란 감독은 현실성을 중시하는 동시에 코믹스의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였습니다. 고든 경감이 죽은 척한 것, 배트맨이 조커를 심문하는 것(The Long Halloween), 가짜 배트맨들의 등장(The Dark Knight Returns). 조커가 사람을 쳐다보지 않고 죽이는 것, 파이프로 배트맨을 때리는 장면, 배트맨과 조커의 대결 장면 모두 만화에 나오는 장면 들입니다. 조커의 과거가 일정하지 않은 것도 코믹스의 설정을 따른 것입니다.


 놀란 감독은 애드립을 매우 싫어하는데, 조커가 고든형사 진급시 박수를 치는 애드립과 탈주시 경찰차에서 고개를 내미는 장면은 모두 그냥 촬영했다고 합니다. 단, 병원씬에서 폭탄이 중간에 안터지는 것은 애드립이 아닌 감독의 치밀한 계산 이었습니다.


 히스 레저는 베일에게 심문 장면에서 최대한 세개 때려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또 심문씬 마지막에서 배트맨이 조커를 발로 찍고 나가는데, 이 장면이 너무 과격해서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조커가 간호사로 분장하고 있을 때 명찰을 달고 있는데, '마틸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히스레저의 딸의 이름입니다.


 조커가 하비덴트를 납치해 놓은 곳은 250 52번 거리인데, 이를 영어로 읽으면 fifty-fifty 라고 중간에 발음이 됩니다. '확률'의 빌런인 투페이스를 상징하는 것이지요.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에서 조커는 그래플 건(와이어가 나가는 총)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는 반면, 놀란 감독의 배트맨에서 조커는 그래플 건으로 인해 살아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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