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선수는 왜?



가끔씩 축구대표팀의 경기를 보면, 너무 답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계속 찬스를 놓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저건 나라도 넣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런 답답한 경기내용에도 불구하고 박지성 선수는 정말 펄펄 날아다니며 찬스를 만드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러면 박지성선수에게 여러 가지 포메이션을 다 맡기는게 좋지않을까요? 왜 박지성선수는 미드필더 포지션만 고수하는 것일까요? 이는 비교우위라는 경제학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자, 미드필더인 박지성과 수비수인 조용석이 있다고 합시다. 그들이 축구를 얼마나 잘하는지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지요.

비고

미드필더 포지션

수비수 포지션

박지성

100

7/10

70

10/7

곰돌이

60

2/3

40

3/2

*<표1-5>박지성과 조용석의 포지션별 경기당 편익

표에서 빨간색 숫자를 보면, 박지성이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할 때 모두 곰돌이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박지성이 미드필더를 할 때와 수비수를 할 때 모두 1)절대우위를 지녔다고 합니다.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기회비용을 고려해 봅시다.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포지션을 맡을 때 각 선수의 기회비용을 나타내 보면 파란색 숫자와 같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표를 보면 뭔가 감이 올 것이다. 박지성이 미드필더를 할 때의 기회비용은 7/10으로 곰돌이의 2/3보다 작지만, 수비수를 할 때는 10/7으로 곰돌이의 3/2보다 커지지요. 따라서 박지성이 곰돌이를 벤치로 들여보낸 다음 혼자 다 하는 것 보다는 답답하더라도 꾹 참고 곰돌이에게 수비수를 시키는 편이 낮다는 것입니다. 이를 보고 곰돌이은 박지성보다 수비수 포지션에 2)비교우위가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슬프게도 우리는 계속 박지성을 미드필더로 곰돌이을 수비수로 기용하며 답답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비교우위는 국제적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논거로 쓰이곤 하지요. 미국과 한국의 FTA에서 미국이 농업과 제조업에 모두 절대우위가 있지만, 비교우위의 측면에서 보면 한국이 제조업에서 더 유리하여 각자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에 특화하면, 둘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비교우위에 있는 제조업을 선택하며 포기한 농업의 기회비용이 제조업 만일까요? 식량안보의 위협역시 기회비용으로 생각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1) 절대우위-생산에드는 비용이 절대적으로 작은 경우

2) 비교우위-생산에드는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작은 경우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할까?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나라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할 때가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과연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할까요? 놀랍게도 경제학에는 이러한 상황에서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 할 수 있게 해 주는 이론이 있어요. 바로 1)게임이론입니다. 게임이론의 측면에서 북한과 주변국들의 상황을 도식화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미사일을 발사할 때, 북한은 이익을 얻으며 주변국은 손해를 얻고, 발사하지 않을 경우에는 반대로 가정하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때, 주변국이 온건대응을 한다면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 증대할 것이고, 강경대응을 한다면, 최악의 경우 공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죠. 반면,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때는 주변국이 온건대응을 한다면, 국제평화도 유지되고 주변국들이 북한에 지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 모두 이익이 됩니다. 한편, 강경대응을 한다면 북한은 큰 손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이를 표로 나타내어 보면 다음과 같아요.

북한

주변국

미사일 발사

미사일 미 발사

온건대응

(10,0)

(20,20)

강경대응

(-2, -2)

(0,10)

*(x, y)에서 x는 북한의 이익,y는 주변국들의 이익

<표1-2>북한과 주변국들의 이익대조표


이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의 입장에서는 주변국들이 어떠한 선택을 하던지 미사일을 미 발사 하지 않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게임이론에서는 우월전략이라고 하며, 이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지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지금 가정한 것보다 훨씬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고, 따라서 어느 국가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어떠하다고 말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제학적 분석을 참고는 하되, 맹신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곤 합니다.


1) 게임이론(game theory)―경쟁 주체가 상대편의 대처행동을 고려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행동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이론. 

숭례문은 왜 불에 탔을까?



우리나라의 국보1호인 숭례문이 우리들의 무관심속에서 방치되어 화마에 당해 2층은 한 줌의 재로 1층은 원형을 알아 볼 수 없는 채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런 숭례문 화재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경제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숭례문화재는‘모럴해저드1)’와 ‘역 선택2)’이라는 문제에서 발생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사회는 너무 위험합니다. 까딱하면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고, 암에 걸릴 수도 있지요. 그런데 이러한 여러 가지의 리스크를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험을 만들었고, 보험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보험에 들고나니 왠지 모르게 사고가 나도 보험에서 처리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옛날에는 시속60km를 밟을 구간에서도 100km를 밟게 되지요. 이러한 현상을 모럴해저드 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보험회사는 억울해집니다. 보험금으로 들어오는 수익보다 보험비용으로 나가는 지출이 많아지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되면, 보험회사는 어쩔 수 없이 보험의 가격을 높이게 됩니다. 보험금이 높아지면 안전운전자들은 높은 보험비용을 내느니 그냥 하던 대로 안전운전을 하겠다며 보험을 탈퇴하고, 위험운전을 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만 계속 가입을 하게 되고, 보험회사는 그 가입신청을 받는 역선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숭례문 화재도 마찬가지입니다. 5000만 국민의 국보1호인 숭례문을 국민들이 직접 보수하고, 관리하고, 지키기에는 시간도 없을 뿐만 아니라 5000만이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지요. 그래서 국민들은 국가에 이를 위임하였고, 그 뒤로는 국가가 다 알아서 하겠지 라는 모럴 해저드에 빠졌습니다. 국가역시 마찬가지이다. 국가도 맡아야 할 역할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외부용역업체에 위임하였지요. 그 후 국가 역시 용역업체에서 알아서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숭례문을 돌보지 않는 모럴해저드가 또다시 발생하였습니다. 이런 이중적 모럴해저드는 용역업체에 월 몇 만원에 숭례문을 맡기는 역선택을 낳았지요. 또한 용역업체의 입장으로썬, 월 몇 만 원 정도의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이는 노숙자들이 숭레문에서 거주하고, 들락거려도 모르게 하는 상황을 발생시킨 것입니다. 이미 숭례문이 이런 역선택이 적용된 순간부터 손상될 불행한 운명에 빠져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숭례문이 불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 곳곳에서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목재 담은 수많은 목조 건축물들의 관리가 바뀌었을까요? 또다시 모럴해저드가 발생하고 역선택을 하게 될 것은 아닌가요? 이제 국민들이 자신이 대리인에게 권리를 위임한 주인 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스스로 관리를 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하겠습니다.


1)모럴해저드(moral hazard)외부정보나 내부정도를 과신하여 발생하는 비합리적 선랙

2)역선택(adverse selection)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의사결정 주체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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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올리면 팔리지?



옛날 어느 보석가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디자인을 못한 것도 아니고 색이 이상하지도 않고 가격이 비싸지도 않은데, 사람들은 그 보석을 사질 않았지요. 그 보석이 몇 년 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자 화가 난 주인은 휴가를 가며 알바에게 “저 보석의 가격을 50% 할인해서라도 팔아버리게.”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알바는 귀가 나쁜 사람이여서 가격을 올리라고 한 줄 알고 그렇게 가격표를 바꿔 달았고 얼마 후 사람들은 그 보석을 사기위해 달려들었고 원래 가격의 배 이상으로 팔게 되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원래 수요량과 가격은 반비례하는 것이 아니던가요?

*<표1-8>베블런 효과 발생시의 수요곡선(좌)와 일반적인 수요곡선(우)

이러한 놀라운 현상을 베블런이라는 경제학자가 연구해서 정리해서 이를 베블런효과1)라 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수요법칙에 위배되는 예외적인 현상이다. 그러면 이러한 현상은 어째서 발생하는 걸까? 페리스 힐튼 이라는 힐튼가의 상속녀이자 할리우드의 말썽꾸러기로 유명한 여배우가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돈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 초호화 개집을 짓고, 몇 천만 원 씩이나 하는 옷을 입고, 패션 아이템을 지니고 다닌다. 이를 보며 사람들은 아! 페리스 힐튼은 정말 잘 사는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서 가격이 높을수록 일부 부유층으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는 재화가 생깁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꼭 스타벅스 로고를 강조하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있고, 벤츠를 타고 다니며 자랑하는 사람도 있으며, 명품 시계를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시소비는 개인에게는 주변의 부러움을 받으며 즐기는 큰 편익을 가져오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저건 뭔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늘어나 사회 통합을 저해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소비를 할 때는 자신의 돈이니까 자신의 마음대로 쓴다는 생각보다는 소비가 다른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소비해야겠습니다.


1) 배블런효과-과시소비를 하는 현상.가격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수요량이 증가한다. 


하이테크와 모나미 펜



중학교에 다니는 석이는 한 달에 한번씩 10000원의 용돈을 받습니다. 그런데 석이는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기 때문에 이 돈을 모두 필기구를 사는데 쓰기만 합니다. 석이가 쓰는 펜은 딱 두 종류가 있는데 멀리 바다건너에서 넘어온 하이테크라는 펜과 순수 국산 펜인 모나미가 있지요. 하이테크는 바다를 넘어와서 그런지 잘 번지지도 않고 필기감도 좋지만 모나미는 펜이 써지다가 가끔씩 똥도 싸고, 번지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래서 하이테크는 1자루에2000원 이지만 모나미는 한 자루에 1000원 이지요. 그런데 어느 날 석이가 올백을 맞아 용돈이 20000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석이는 행복해야하며 A펜을 더욱 많이 사게 되었지요. 하지만 얼마 뒤 갑자기 서브프라임 버블로 한국경제가 어려워지며 석이의 용돈이 4000원으로 줄어들게 되었고, 석이는 슬퍼하며 B펜의 소비를 늘렸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과연 AB는 어떤 펜일까요?

  *<1-10>정상재의 그래프()와 열등재의 그래프(중간)와 기펜재의 그래프()

먼저, A펜은 하이테크 펜입니다. 하이테크 펜은 품질이 좋기 때문에 석이가 좋아하는 펜인데요, 그러므로 소득이 증가하면(당연히 석이의 소득은 용돈 외에는 존재하지 않겠지요) 하이테크 펜의 소비를 늘리는 것입니다. 이를 정상재라 합니다. 반면, 소득이 감소하면 품질이 좋은 펜을 조금 사면 금방 다 써버려 공부를 못하게 되므로 품질이 나쁜 펜인 모나미를 사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열등재라 합니다. 열등재는 소득이 증가하면 수요가 줄기는 하지만 수요법칙은 적용됩니다. 그런데, 수요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재화가 있으니, 바로 석이의 친구인 운이가 사는 케로로 빵입니다. 운이는 케로로 빵 이외에는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는 저주에 걸려있다고 합니다. :) 이때, 에그플레이션으로 케로로 빵의 가격이 상승하면 어떻게 될까요? 놀랍게도 운이의 케로로빵에 대한 수요는 늘어납니다. 케로로빵이 운이에게는 생필품이기 때문에 케로로빵의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둬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기펜재라 합니다. 이렇듯 재화에도 여러 종류의 재화가 있다. 자신이 늘 사는 재화는 어디에 속하는지를 구별하는 것은 어떨까요. 일상생활에서 경제를 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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