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도르세의 역설, 에로의 불가능성 정리

난 쟤가 싫어! 나도!

 용석이네 학교에서 반장을 뽑았습니다. 반장 후보로는 곰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나머지 동물들에게는 인기가 많지 않은 곰돌이와 두루두루 사이가 좋은 토끼, 그냥 한번 나와 본 너구리가 있었습니다. 다수결로 투표를 하고 나서 곰돌이가 반장이 되자 뒤에서 사슴과 물개가 속삭였다.‘너 쟤 좋아하냐? 난 쟤가 싫어!’ ‘나도!’ 얼마 후 사슴은 깜짝 놀랐습니다. 곰돌이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이는 경제학의 다양한 분야 중 하나인 정치경제학의 관점에서 분석이 가능합니다. 일단, 반장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다음과 같다고 가정해 봅시다.

유권자 타입

타입1

타입2

타입3

유권자구성비

40%

45%

15%

1선택

토끼

곰돌이

너구리

2선택

너구리

토끼

토끼

3선택

곰돌이

너구리

곰돌이

*<1-14>용석이네 반의 반장후보에 대한 지지타입

위의 수치대로 나누어 졌다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투표의 순서를 바꾸면 뽑히는 후보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먼저 타입1과 타입2를 투표에 붙이고 그 후에 타입3을 붙이면 곰돌이가 당선되지만, 타입1과 타입3을 투표한 뒤 최다득표를 한 쪽과 타입2가 투표를 하면 토끼가 당선 되게 됩니다. 이렇게 다수결 방식을 통해서 이행성이 있는 사회적 의사결정에 다다를 수 없는 것을 콩도르세의 역설 이라 합니다. 유권자들이 ‘토끼보다는 너구리가 좋고, 너구리 보다는 곰이 좋다‘라고 생각 했을 때, 이게 단순히 토끼보다는 곰이 좋다‘로 이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표를 해야 가장 사람들의 뜻을 잘 반영할 수 있을까요? 이상적인 투표방식은 없을까요? 18세기 프랑스의 보다라는 수학자는 최근 스포츠 팀의 순위를 매기는 방식인 선호도별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인 보다 계산법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 또한 완벽한 것은 아니었지요. 그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투표제도를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결국 20세기에 들어 경제학자 케네스 에로가 이상적인 투표제도는 존재할 수 없다는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를 발표하면서 일단락 지어지며, 이제는 계속 불완전한 투표제에 매달릴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최선이 없을 때는 차선이 최선이지요



롱테일 법칙과 파레토의 법칙

공부잘하는 애들만 모아볼까?

 


곰돌이 중학교의 교장인 곰돌이는 늘 걱정으로 가득 차있기만 합니다. 자신의 학교의 학생 중 몇 명은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나머지는 너무 놀기만 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곰돌이 교장은 학생들 중 공부하는 이들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는 100명의 학생 중 20명 정도가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지요. 그는 만족해하며 그 20명을 모아 새로이 ‘공부반’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반에서도 4명만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나머지는 조금씩 떠들기 시작하였지요. 곰돌이 교장은 이런 사실을 보고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혈압으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후 곰돌이 교장의 뒤를이어 토끼교장이 취임했습니다. 토끼교장은 오히려 ‘공부반’보다는 나머지 80명의 학생들을 돌보기 시작했지요. 왜 두 교장은 다른 방법을 선택한 것일까요? 그리고 결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1-9>파레토의 법칙vs 롱테일 법칙

먼저, 곰돌이 교장이 선택한 방식은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파레토가 제시했던 ‘파레토의 법칙’[1]을 따른 것입니다. 파레토는 개미들을 관찰하다 열심히 일하는 개미는 100마리 중 20마리 정도라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이를 사회에 접목시켰는데요. 실제로 소득누적분포표를 보면 상위의20%가 하위 80%를 먹여 살리는 구조인 나라들을 볼 수가 있고요, 전통적인 경제구조에서는 상위 20%의 고객들이 수익의 80%를 차지하기도 해 이른바 VVIP 마케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로 변화되며 정보통신기술이 발달되자 하위80%의 긴 꼬리도 무시하지 못할 존재가 되었으니 이를 ‘롱테일 법칙’[2]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대형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에서는 판매량 하위 80%의 서적들이 전체 판매액에 상당한 비중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요. 다원화 되는 사회에서는 ‘20%의 소품종을 다량생산’하는 것 보다는 ‘80%의 다품종을 소량생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과연 토끼교장과 곰돌이 교장 중 누가 옳은 선택을 한 것일까요?


[1] 파레토의 법칙-8020의 법칙,베키의 법칙; 상위20%가 전체이윤의 80%를 차지하다는 법칙

[2] 롱테일 벌칙-하위80%가 전체 이윤에 많은 기여를 한다는 법칙


'경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동경제학(2) 미인투표게임  (2) 2012.07.29
행동경제학(1) 행동경제학의 등장  (0) 2012.07.29
새가 감기에 걸리면?  (0) 2012.07.28
벼락치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0) 2012.07.08
양념치킨의 저주  (0) 2012.07.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