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마야의 사랑이야기

공주와 딱정벌레

 옛날 옛날에 마야에는 쿠잔이라는 아주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매끄러운 머리카락은 마치 제비의 꽁지 같았지요. 또한 그녀는 하늘 아래 대지를 지배하는 위대한 왕 아하누 드툰탄시칸의 가장 사랑받는 딸이었습니다. 쿠잔이 결혼할 나이가 되자, 그녀의 아버지는 수도인 난 찬에서 아들인 하라치 우닉과 함께 파티를 주최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 파티에서 미래에 지배자가 될 왕자인 엑 차팟과 약혼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그녀는 아버지가 준 전쟁에서 노획한 보석들에 감사하기 위해 아버지에게로 향하다, 그녀의 아버지를 시중들고 있는 잘생긴 남자를 보지요. 그의 이름은 차폴이었습니다. ‘붉은 머리라는 의미이지요. 그는 이름에 걸맞게 마치 불타는 듯한 멋진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녀는 그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밤마다 몰래 만나서 사랑을 속삭이던 남녀는 서로를 평생 사랑하기로 신이 인간들의 청을 듣는다는 세이바 나무 아래에서 맹세했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지요. 왕이 차폴과 그의 아들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자, 그를 잡아 죽이려 하였습니다. 쿠잔은 아버지에게 그를 살려달라고 애원했지요, 서로 평생을 같이 하기로 맹새하였다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살려주어야만 원래 가기로 했던 시집을 가겠노라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매몰차게 그녀를 쫒아내고, 그녀는 휘청이며 침실로 돌아와 흐느꼈습니다. 고요한 밤에 외로운 침실에는 그녀의 눈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만 들렸지요. 그 즈음, 작은 노크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녀의 방을 찾아온 것은 궁정 마법사였지요.

쿠잔 공주님, 여기 당신이 사랑하는 차폴이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그의 목숨을 살려주기는 하셨지만, 대신 그의 모습을 벌레로 바꾸었지요. 그래야 당신이 진실로 그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잊을 테니 말입니다.”

눈물을 닦은 공주는 딱정벌레를 두 손으로 감싸 안고는 말했습니다.

오 내 사랑, 난 당신을 영원히 배신하지 않을 께요.”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석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들을 골라 그를 감쌌습니다. 그리고는 가장 좋은 금으로 된 체인을 그의 발에 채워줬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보석으로 둘러 쌓인 그를 그녀의 가슴에 달았습니다.

딱정벌레님, 당신은 나의 남자입니다. 나의 심장 소리를 들으세요. 당신은 영원히 여기서 살 것입니다. 나는 신에게 당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딱정벌레님, 신은 사랑이 얼마나 강렬한지, 마치 나의 영혼을 불태울 만큼인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이것이 쿠잔 공주와 그의 사랑하는 딱정벌레가 되고만 차폴에게 있었던일입니다. 그들의 생애 동안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다고 합니다.

 

 

체첸나무와 치카나무는 왜 같이 자라나?

마야 형제 용사 이야기

 


마야 지방에는 체첸나무와 치카나무가 있습니다. 치카나무에서는 치명적인 독이 분비되는데 체첸나무의 수액으로 치료할 수 있지요. 재밌게도 두 나무는 같은 곳에서 자라 납니다. 마야 사람들은 이 나무들을 보고 다음과 같은 전설을 만들었습니다.

옛날 옛날에 마야에는 누구보다도 용맹하고 강한 두 용사가 있었습니다. 사실 그 둘은 형제였지요. 동생의 이름은 키니치였는데, 선하고 착해서 마을 사람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지키고자 하는 선량한 마음으로 강한 힘을 냈지요. 그러나 그의 형인 티직의 성격은 반대였습니다그는 음침하고 우울했지요. 마을 사람들은 그를 보면 피하기 일수였습니다. 그런 그는 복수심과 증오심에서 강력한 힘을 내곤 했습니다하지만 신기하게도 둘의 우애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찌 보면 흔한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두 형제가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 것이지요니시테-하 라는 이 여인은 마치 비 온 뒤의 야자수 같은 신비로움과 우물가에서 뛰노는 사슴 같았지요. 두 형제는 서로가 그 여인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용맹한 전사답게 두 명은 결투를 하여 승자가 여인을 차지하기로 했습니다.

두 형제의 전투는 이 세상이 지금껏 보았던 것보다 더 공포스럽고 치열한 것이었습니다. 칼이 맞부딧칠 때마다 천상이 요동쳤고. 발을 내딛을 때마다 지하가 흔들렸습니다. 치열하고도 치열하게 몇일 밤 낮을 싸운 형제는 결국 마지막 순간의 서로의 가슴에 칼을 꼽고 말았습니다. 두 형제의 영혼은 한날 한시에 천국으로 갔지요. 그곳에서 형제는 둘 모두를 잃고 시름에 빠진 니시테-하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슬픔에 빠진 마을 사람들도 보았지요. 그리고 나서 서로를 바라본 형제는 그들이 한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천상의 신에게 부탁했지요.

"비길데 없이 훌륭한 자여, 천상의 신이시여, 저희들은 어리석음에 눈이 멀어 큰 잘못을 범했나이다. 청컨데 저희를 다시 지상으로 보내어 죄를 뉘우치도록 해 주십시오."

신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나무로 다시 태어나게 했지요. 마음씨가 나쁘고 주위 사람들을 미워했던 형은 치카나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까이 오는 모근 것에 독을 분비했지요. 그리고 착한 심성을 지녔던 동생은 체첸나무가 되어 형의 독극물에 당한 사람들을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두 형제는 나무가 되어 꼭 붙어서 니시테-하가 비통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잘못된 선택을 후회했지요

상대방에게 맞는 선물을 하자

재규어와 사슴 이야기

 

http://anthro-art.tumblr.com/page/8


옛날, 옛날에 사슴이 집을 짓기 위한 장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재규어 역시 집을 짓기 위한 장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 둘은 공교롭게도 똑 같은 장소에 집을 짓기를 원했습니다.

다음날 사슴이 그 장소로 와서 그의 뿔로 깨끗이 청소를 하고 갔습니다. 그 뒤 어디선가 재규어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가 내가 집을 지을 곳을 청소해 놓았군.”

그리고는 가져온 대들보들을 땅에 설치하기 시작했지요.

다음날, 사슴이 와서 대들보들이 들어선 것을 보았습니다. 사슴 또한 재규어처럼 생각했지요.

우와! 누가 날 도와주는 구나.”

그리고는 사슴은 이파리들을 주워와 벽을 만들고 두 개의 방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쓰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집을 짓는 것을 도와준 누군가에게 기꺼이 제공하려 했지요.

다음날 재규어는 집이 완성된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이름 모를 조력자에게 감사하며 한 방으로 가서 잠이 들었습니다. 사슴은 재규어가 잠든 다음에 와서 한 방을 누가 쓰고 있는 것을 보고 다른 방으로 가서 잠이 들었지요. 그렇게 두 동물의 서로 누군지는 모르는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 두 동물이 동시에 돌아왔습니다. 깜짝 놀라 잠시 동안 멍하니 있던 둘의 침묵을 깬 것은 재규어였습니다.

네가 내 집을 짓는 것을 도왔니?”

, 나였어.”

그래, 그럼 같이 살자.”

사슴은 재규어가 자신을 쫓아낼 줄 알았건만 웬일인지 관대하게 나오는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잠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다음날 벌어졌습니다.

나는 이제부터 사냥하러 갈거야. 바닥 청소해 놓고 물이랑 나무도 좀 가져와 놔. 내가 돌아올 때 배고플 테니 말이야.”

사슴은 무서워하며 시키는 대로 준비를 했지요. 그날 오후에, 재규어는 매우 큰 사슴을 잡아가지고 왔습니다.

내가 잡아온 것을 먹자.”

당연히 사슴은 무서워서 먹지 않겠다고 했지요. 밤새 사슴은 공포에 눈을 감지 못했습니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낮에 본 사슴처럼 죽을 것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지요. 사슴은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해가 뜨기 전의 이른 아침, 사슴은 숲 속으로 들어가 커다란 재규어를 만났습니다. 그 다음에 그는 커다란 황소를 만났지요.

황소야, 황소야. 너를 욕하는 나쁜 재규어를 봤어.”

뭐라고!”

황소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나 재규어를 찾았고, 나무그늘 밑에서 쉬고 있는 재규어를 보았습니다. 황소는 살금살금 다가가 재규어의 위로 팔짝 뛰어올라 재규어를 뿔로 받아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콧방귀를 끼며 가버렸죠. 사슴은 죽은 재규어를 끌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무서운 동거인에게 말했지요.

내가 잡아온 것을 같이 먹자.”

재규어는 코웃음을 치며 사슴이 뭘 잡아왔나 하고 봤지요. 그리고는 매우 놀랐습니다. 그리고 무서웠지요. 입맛이 없다며 방으로 들어간 재규어는 밤새 잠이 들지 못했습니다. 사슴이 재규어를 잡아 먹다니요! 그리고 사슴도 잠을 자지 못했지요. 그의 거짓말이 들어나거나 막가자는 식으로 재규어가 공격하면 어떻게 될지 뻔했거든요.

밤이 싶어지자 사슴은 뒤척거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뿔이 벽을 건드렸지요. 공포에 떨고 있던 재규어와 사슴은 그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는 집에서 나와 쏜갈 같이 도망쳤지요.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해줘야지, 자신이 원하는 걸 상대방도 원할 거라고 믿고 하면 안 된다는 생활의 지혜가 담겨있는 이야기네요.

마야의 재규어 신화(3)

다람쥐가 재규어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진다.

 


마야의 재규어와 관련된 한 전설은 인간들에게 재규어와 같아질 수는 없음을 전달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으로 하면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진다. 정도겠네요.

옛날 옛날에 다람쥐 엄마가 재규어를 찾아 왔습니다다람쥐를 본 재규어는 소리쳤지요.

"나의 보금자리에 다람쥐따위가 제 발로 걸어들어 오다니! 원하는 대로 죽여주마!"

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요? 다람쥐 엄마는 당황하지 않고 인사를 한 번 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위대한 지상의 지배자 재규어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부디 제 아들의 대부가 되어주십시오. 저는 제 아들이 위대한 재규어가 되기를 원합니다."

재규어는 황당했지요. 이런 부탁을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재규어는 거절했지만, 계속해서 부탁하는 다람쥐엄마의 등쌀에 못이겨 대부가 되어 줬습니다그리고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기로 했지요.

"잘보고 내가 하는 걸 배워라. "

말이 마치기가 무섭게 재규어는 도약해 목표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 목덜미를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어 제압했지요. 다람쥐 아들은 재규어의 용맹한 모습을 넋을 놓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연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 다람쥐 아들은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이제 저도 대부 재규어처럼 강력해 졌어요. 오늘 저의 사냥 모습을 보여 드릴께요."

그저 아들이 대견했던 엄마는 같이 사냥감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윽고 큰 동물을 발견한 아들 다람쥐는 재규어가 한 것 처럼 도약했습니다. 하지만 그 동물이 꼬리로 쳐 내 버렸지요. 아들 다람쥐는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 진흙구덩이에 박히고 말았습니다.

"엄마! 엄마! 살려주세요!"

자신의 아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엄마 다람쥐는 아들을 구하려 뛰어들었지만 역시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둘은 굶어 죽고 말았지요

마야의 재규어 신화(2)

왜 재규어는 인간과 떨어져 사나?

 


어느 날, 신들이 인간들을 창조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은 재규어는 매우 궁금했습니다. 신들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것을 보고 싶었거든요그래서 그는 신에게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신은 재규어가 사람들을 어떻게 창조하는지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재규어는 너무 똑똑했기 때문에 그 과정을 보면 재규어도 사람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신은 작은 구멍이 있는 항아리를 재규어에게 주고, 채워와 달라고 했습니다. 물이 있어야 인긴을 만들 수 있다고 했지요.

신난 재규어는 강가로 휙하고 달려가 물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구멍이 있기에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건 불가능 했지요. 그 모습을 본 개구리가 재규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신이 너를 속였구나 재규어야. 내가 도와줄께. "

개구리의 도움으로 항아리를 채운 재규어는 한달음에 신에게 돌아갔습니다.

"여기, 물을 채워 왔습니다."

그러자 신이 뒤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지요.

"너무 늦었구만, 자네가 하도 돌아오지 않아서 그냥 진흙으로만 만들었다네. 이제 막 개를 만드는 참이지."

신은 재규어가 없을 때 빨리 12명의 사람을 만들고, 남은 진흙으로 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 이 개 라는 생물은 참 멋지군요. 무엇을 담당하는 녀석입니까?"

재규어는 자신과 약간 닮은 개를 신기한 듯 톡톡치며 물어보았습니다.

"개는 인간들을 지키고 자네와 같은 동물들에게 예의를 가르쳐 주기 위해 만들었다네."

"이게 인간이군요."

고개를 돌려 인간을 보며 재규어는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인간은 재규어를 공격해 상쳐를 입혔지요. 재규어는 깜짝 놀라 뒤로 도약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가까이 갔는데, 또 한번 인간의 공격으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개에게 부탁해 재규어를 쫓아 내개 했지요. 인간과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인 재규어는 그 뒤로는 절대 인간에게 다가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야의 재규어 신화(1)

해를 품은 재규어

 


마야 사람들에게 날카로운 이빨과 빌톱으로 기민하게 사냥을 하는 제규어는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들은 재규어가 단순한 동물이라기 보다는 뭔가 초월적인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마야 신화에는 다양한 곳에서 재규어가 등장합니다.

마야 사람들은 재규어의 살갗에는 별이 총총한 밤하늘이 퍼져있다고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김새와는 반대로 마야 신화에서 재규어는 해를 운반하는 동물이었습니다. 재규어는 새벽에 동쪽에서 해를 가지고 솟아올라, 저녁에 서쪽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저승의 신인 시발바가 있지요. 그 사악한 신은 재규어에게서 해를 뺏기 위해 갖은 수를 씁니다. 재규어를 공격하기까지 하지요. 그러나 재규어는 끝끝내 해를 빼앗기지 않고 저승의 신을 물리쳐 위풍당당하게 또 떠오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재규어의 송곳니와 발톱은 선망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밤에 서쪽에서 떠올라 해를 먹어치운디고 믿어지거나, 지구의 종말 때에 재규어들이 해와 달, 그리고 우주마저도 먹어 치울꺼라고 믿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런 상반된 신화는 재규어에 대한 마야인들의 선망과 공포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왜 홍수가 마야 전역을 덮쳤나?

마야 대홍수 신화

마야 창조 신화에서 신들이 나무 인간을 만들었던 것 기억나세요? 사실 그들이 쫓겨나서 원숭이가 되기 전에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처음에 제대로 움직이는 나무 인간을 보며 기뻐하던 신들은 매우 기뻐하며 그들에게 대자연을 마음대로 사용하게 했습니다.

그러자 나무 인간들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했지요. 배가 고프면 동물들을 마구 잡아 먹었고, 집과 가구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마구마구 베었습니다. 신들은 그래도 그들을 내버려 두었죠. 그들이 곧 이렇게 생활하게 된 것은 신들의 덕분임을 깨닫고 신들에게 찬양과 찬미를 바칠 줄 알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날이 흐르고, 또 흘러도 나무인간들이 신을 찬미하려는 기색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영혼과 마음이 없어 자신들의 욕망만을 채우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당연히 신들은 피조물들에 큰 실망을 하고 거대하고 거대한 홍수로 나무인간들을 모두 벌하기로 했습니다.

엄청난 호수가 나무인간들이 사는 세계를 덮쳤습니다. 이에 놀란 그들은 자연의 여러 것들에게 도움을 청했지요. 그들은 먼저 동물들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동물들은 모두 재빠르게 거대한 나무 의로 도망쳤거든요.

"동물들아! 홍수가 우리를 덮치려 오는 구나, 부디 우리를 도와 너희들이 올라가 있는 나무에 올라가게 해 다오."

그 말에 동물들은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자신들을 잔학 무도하게 잡아먹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도움을 청하다니요.

"나무인간들아, 나무인간들아. 너희는 우리를 함정을 파서 해치고 무기로 상처를 입혀 먹어 치우곤 도움을 청하느냐? 어림도 없는 소리! 신의 벌을 겸손히 받거라!"

이에 실망한 나무인간들은 다음에 식물들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습니다.

"커다란 나무야, 풀숲아. 홍수가 우릴 덮치려 하는 구나! 우리를 감싸 안아 이 홍수로부터 구해 다오."

이 말에 나무와 풀들은 기가 찼습니다. 좋다고 자신의 형제들을 마구 베고, 불을 지를 때는 언제고 이제서야 아쉬운 소리를 하다니요.

"꼴 좋구나 인간들아너희가 원할 때는 마음대로 내 형제 자매를 해하더니 이제 와서 도움을 청하느냐? 체면이 있으면 못할 텐데, 얼굴가죽이 참 두껍구나!"

나무인간들은 그제서야 뭐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거대한 홍수가 이제 그들의 코 앞에 다가왔지요. 혼비백산한 그들은 정신 없이 나무 위로, 산 위로 올라갔습니다. 더 높이 더 높이. 제일 높이 가는 사람도 살 수 있을지 장담을 못했지요이렇게 나무를 오르던 나무인간들의 모습이 신기하게도 점차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모습이 변하던 그들은 결국 원숭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과 물질에 대한 탐욕은 결국 그들을 원숭이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 신화는 현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도 대자연을 너무 해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반성해 봐야겠습니다.

어떻게 세상이 창조되었나?

마야의 창세신화(2)

저번에 본 신화와 같이 신들은 심심해서 인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진흙으로 인간을 빚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나무로 인간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나무 인간은 비가 오거나 해가 떠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그러나 머리가 굳어서 지혜가 없고 몸에 피가 돌지 않는 결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불에도 쉽게 타버렸지요. 나무 인간들에게 실망한 신은 결국 나무 인간은 산과 숲과 정글로 쫓아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들의 후예가 원숭이라고 합니다.

무엇으로 인간을 만들어야 할 지 고민하던 신들은 하릴없이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러 동물들이 신들에게 제물로서 노랗거나 하얀 알갱이가 달린 식물인 옥수수를 바쳤습니다. 신들은 옥수수를 먹으면서 옥수수는 힘을 솟게 하고, 살을 오르게 하며, 또한 맛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신들은 이 옥수수로 인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신들은 노랗고 하얀 옥수수의 뼈대로 인간의 뼈를 만들어서 세우고, 옥수수 반죽으로 살을 만들어 붙이고, 옥수수 즙으로 만든 음료로는 피를 만들고, 옥수수의 털로는 몸의 털과 머리칼 등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중 가장 완벽한 인간을 창조했다며 기뻐하고, 또 기뻐했습니다. 옥수수로 만들어진 인간은 신들을 잘 찬양하고, 동물들을 잘 아울렀지요.

어떻게 세상이 창조되었나?

마야의 창세신화

태초에 하늘에는 네 명의 신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각자 자리에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지요. 사실 그들은 모두 게을러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너무 심심했던 황색 신이 인간을 만들어 땅의 혜택을 누리고 신을 찬미하게 하자고 제안했지요. 역시 심심했던 나머지 세 신도 황색 신의 제안에 찬성했습니다.

 

황색 진흙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원소지, 이걸로 인간을 만들어야겠어.”

 

황색 신은 황색의 진흙덩이를 가져다가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피조물은 매우 약했습니다. 진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물에 닿으면 녹고, 똑바로 서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아이고, 그렇게 약한 진흙으로 인간을 만드니 그렇게 되지, 진정으로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나무지, 내가 한번 만들어 보겠네.”

 

적색 신은 나뭇가지를 꺾어 인간의 형상을 조각했습니다. 신들은 시험 삼아 나무로 만든 인간을 물 속에 넣어 보았지요, 진흙인간처럼 물에 약하면 안되니까요. 나무 인간은 물 위로 둥둥 떠올랐지요. 그리고 아무 문제없이 똑바로 설 줄도 알았다. 하지만 신들이 불을 갖다 대니 다 타버려 재가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황금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 이 찬란한 금속으로 인간을 만들면 완벽할 걸세.”

 

흑색 신은 황금으로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황금 인간은 아름다울뿐더러 태양처럼 찬란히 빛났지요. 황금 인간은 물 시험, 불 시험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시험을 거치고 나니 오히려 훨씬 아름다운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황금 인간은 감촉이 몹시 싸늘했습니다. 또 말도 할 줄 모르고, 느끼거나 움직이거나 신들을 숭배하지도 못했습니다. 지금으로 치자면 마치 로보트와 똑같았지요. 신들은 다른 새로운 사람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대신 지금까지 중에 제일 완벽하였기 때문에 내버려 두기로 하였지요.

 

자네들이 실패한 것은 우리들을 찬양해야 할 인간을 무생물들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네, 나는 나의 살들로 사람을 만들겠네.”

 

아무 색깔도 없는 네 번째 신은 자신의 왼손가락을 잘라 냈습니다. 그러자 손가락들이 껑충껑충 뛰어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네 신은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이 너무 멀리 사라져 버린 탓에,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미처 보지 못했지요, 그들의 모습은 마치 분주하게 움직이는 조그만 개미들처럼 보였다.

 

그러나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은 신을 숭배하고 제물도 바쳤습니다. 그들은 네 신의 마음을 아주 흡족하게 해 주었지요. 어느 날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이 황금 인간을 발견했습니다. 찬란히 빛나는 그들에게 적잖이 놀란 인간들은 이내 용기를 내어 황금 인간을 만져 보았습니다. 황금 인간은 돌처럼 차가웠지요, 황금 인간은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의 친절한 행동이 황금 인간의 심장을 따뜻하게 만들어, 황금 인간은 생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마음을 가지게 된 그들은 신들에게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의 친절을 칭찬했습니다.

 

예전에는 한 마디 말도 없던 피조물의 입에서 칭찬의 말이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네 신은 잠에서 깨어 흐뭇한 마음으로 지상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신들은 황금 인간을부자라고 부르고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을가난뱅이라 불렀지요. 그리고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도록 운명을 정해 놓았습니다. 신들은 부자들이 죽으면 그들이 생전에 가난한 사람들을 얼마나 보살펴 주었는가를 기준으로 심판하기로 했습니다. 그 날 이후로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 천국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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