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호 재규어 전설

거인을 죽인 재규어

 


나바호에 한 재규어는 하릴없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늙은 여인을 만났지요. 여인은 재규어에게 경고했습니다.

"재규어야, 재규어야 그 길로 가면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끔찍한 거인이 있는 곳이란다. 그 쪽으론 가지 말렴."

하지만 자신감에 가득찬 재규어에겐 그 말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 나는 거인 따위에게 지지 않아."

재규어는 가던 길로 계속 갔지요. 그러다 큰 나무몽둥일 발견 했습니다. '이걸로 거인을 때려서 무찌르면 되겠군.' 재규어는 나무몽둥이를 든 채로 길을 가다 한 계곡으로 들어 갔습니다. 한참을 걸었을까? 재규어는 쓰러져있는 여인을 발견했지요.

"왜 그러고 있소? 이 주변에 거인이 있다던데 보지 못했소?"

여인은 까사스로 일어나 대답했습니다.

"배가고파서 이래요. 당신은 이미 거인에게 잡아 먹혔어요."

"뭐라고? 난 거인을 본 적도 없는데?"

"오다가 계곡으로 들어왔지요? 그게 바로 이 거인의 입이에요. 거인은 너무 거대해서 사람들은 먹힌 줄도 모르지요. 이곳에는 먹을 것이 없어요. 모두 굶어 죽지요."

재규어는 그 말을 믿지 않고 앞으로 가 보았지만, 그가 볼 수 있는 것은 배가 고파서 죽어가는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희망이 없어 보였지요.

"배가 고파요"

재규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지금 있는 곳은 거인의 뱃속이지요? 그럼 이 계곡의 벽-거인의 살-을 먹으면 되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미처 생각도 못했다는 듯이 깜짝 놀라 재규어를 바라보았지요.

"우린 그 생각 못했어요. 당신은 똑똑하군요."

"당연하죠, 나는 지혜롭고 강한 재규어니까요."

재규어가 말한 대로 하자, 사람들은 금세 시운을 차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한 가지 큰 걱정거리가 있었지요. 어떻게 하면 거인의 뱃속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그들은 다시 한번 재규어에게 부탁했습니다. 재규어는 또 짐시 생각하더니 대답했습니다.

", 거인의 심장은 어디 있지?"

사람들은 잠시 고민하다 한 곳을 바라보았습니다. 그곳에는 활화산이 있었지요.

"아마 저 화산이 심장이 아닐까요?"

재규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 몽둥이로 이 녀석의 심장을 찌르겠소. 그러면 이 녀석은 마지막 숨을 쉬려고 입을 열 것이오. 그 때 젖 먹던 힘을 다래 도망가시오. 그 뒤로 이 녀석은 절대로 입을 열지 못할 것이니 빨리 뛰어야 하오. 죽은 이가 입을 열수는 없지 않소?"

재규어가 심장을 항해 걸어가자 다급해진 거인은 소리쳤습니다.

"재규어야, 용맹하고 지혜로운 재규어야. 내가 입을 열어 너를 꺼내 줄 테이니 그냥 나가거라.

하지만 재규어는 무시하고 거인의 심장을 깊게 찔렀습니다그러지 마치 화산이 폭팔할 때처럼 피가 솟구쳐 나왔지요. 콸콸 쏟아져 나오는 피에 사람들은 빨리 도망쳤습니다.

그들은 까사스로 탈출에 성공햇지요. 단 한 마리, 당시엔 통통했던 이 만이 거인의 이빨에 끼었습니다. 재규어는 이를 잡아당겨 꺼냈지요. 하지만 이는 끼어있던 탓에 납작해지고 말았습니다

 

 

마야의 재규어 신화(3)

다람쥐가 재규어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진다.

 


마야의 재규어와 관련된 한 전설은 인간들에게 재규어와 같아질 수는 없음을 전달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으로 하면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진다. 정도겠네요.

옛날 옛날에 다람쥐 엄마가 재규어를 찾아 왔습니다다람쥐를 본 재규어는 소리쳤지요.

"나의 보금자리에 다람쥐따위가 제 발로 걸어들어 오다니! 원하는 대로 죽여주마!"

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요? 다람쥐 엄마는 당황하지 않고 인사를 한 번 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위대한 지상의 지배자 재규어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부디 제 아들의 대부가 되어주십시오. 저는 제 아들이 위대한 재규어가 되기를 원합니다."

재규어는 황당했지요. 이런 부탁을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재규어는 거절했지만, 계속해서 부탁하는 다람쥐엄마의 등쌀에 못이겨 대부가 되어 줬습니다그리고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기로 했지요.

"잘보고 내가 하는 걸 배워라. "

말이 마치기가 무섭게 재규어는 도약해 목표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 목덜미를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어 제압했지요. 다람쥐 아들은 재규어의 용맹한 모습을 넋을 놓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연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 다람쥐 아들은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이제 저도 대부 재규어처럼 강력해 졌어요. 오늘 저의 사냥 모습을 보여 드릴께요."

그저 아들이 대견했던 엄마는 같이 사냥감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윽고 큰 동물을 발견한 아들 다람쥐는 재규어가 한 것 처럼 도약했습니다. 하지만 그 동물이 꼬리로 쳐 내 버렸지요. 아들 다람쥐는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 진흙구덩이에 박히고 말았습니다.

"엄마! 엄마! 살려주세요!"

자신의 아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엄마 다람쥐는 아들을 구하려 뛰어들었지만 역시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둘은 굶어 죽고 말았지요

마야의 재규어 신화(2)

왜 재규어는 인간과 떨어져 사나?

 


어느 날, 신들이 인간들을 창조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은 재규어는 매우 궁금했습니다. 신들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것을 보고 싶었거든요그래서 그는 신에게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신은 재규어가 사람들을 어떻게 창조하는지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재규어는 너무 똑똑했기 때문에 그 과정을 보면 재규어도 사람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신은 작은 구멍이 있는 항아리를 재규어에게 주고, 채워와 달라고 했습니다. 물이 있어야 인긴을 만들 수 있다고 했지요.

신난 재규어는 강가로 휙하고 달려가 물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구멍이 있기에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건 불가능 했지요. 그 모습을 본 개구리가 재규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신이 너를 속였구나 재규어야. 내가 도와줄께. "

개구리의 도움으로 항아리를 채운 재규어는 한달음에 신에게 돌아갔습니다.

"여기, 물을 채워 왔습니다."

그러자 신이 뒤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지요.

"너무 늦었구만, 자네가 하도 돌아오지 않아서 그냥 진흙으로만 만들었다네. 이제 막 개를 만드는 참이지."

신은 재규어가 없을 때 빨리 12명의 사람을 만들고, 남은 진흙으로 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 이 개 라는 생물은 참 멋지군요. 무엇을 담당하는 녀석입니까?"

재규어는 자신과 약간 닮은 개를 신기한 듯 톡톡치며 물어보았습니다.

"개는 인간들을 지키고 자네와 같은 동물들에게 예의를 가르쳐 주기 위해 만들었다네."

"이게 인간이군요."

고개를 돌려 인간을 보며 재규어는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인간은 재규어를 공격해 상쳐를 입혔지요. 재규어는 깜짝 놀라 뒤로 도약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가까이 갔는데, 또 한번 인간의 공격으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개에게 부탁해 재규어를 쫓아 내개 했지요. 인간과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인 재규어는 그 뒤로는 절대 인간에게 다가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야의 재규어 신화(1)

해를 품은 재규어

 


마야 사람들에게 날카로운 이빨과 빌톱으로 기민하게 사냥을 하는 제규어는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들은 재규어가 단순한 동물이라기 보다는 뭔가 초월적인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마야 신화에는 다양한 곳에서 재규어가 등장합니다.

마야 사람들은 재규어의 살갗에는 별이 총총한 밤하늘이 퍼져있다고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김새와는 반대로 마야 신화에서 재규어는 해를 운반하는 동물이었습니다. 재규어는 새벽에 동쪽에서 해를 가지고 솟아올라, 저녁에 서쪽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저승의 신인 시발바가 있지요. 그 사악한 신은 재규어에게서 해를 뺏기 위해 갖은 수를 씁니다. 재규어를 공격하기까지 하지요. 그러나 재규어는 끝끝내 해를 빼앗기지 않고 저승의 신을 물리쳐 위풍당당하게 또 떠오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재규어의 송곳니와 발톱은 선망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밤에 서쪽에서 떠올라 해를 먹어치운디고 믿어지거나, 지구의 종말 때에 재규어들이 해와 달, 그리고 우주마저도 먹어 치울꺼라고 믿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런 상반된 신화는 재규어에 대한 마야인들의 선망과 공포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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