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맞는 선물을 하자

재규어와 사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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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사슴이 집을 짓기 위한 장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재규어 역시 집을 짓기 위한 장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 둘은 공교롭게도 똑 같은 장소에 집을 짓기를 원했습니다.

다음날 사슴이 그 장소로 와서 그의 뿔로 깨끗이 청소를 하고 갔습니다. 그 뒤 어디선가 재규어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가 내가 집을 지을 곳을 청소해 놓았군.”

그리고는 가져온 대들보들을 땅에 설치하기 시작했지요.

다음날, 사슴이 와서 대들보들이 들어선 것을 보았습니다. 사슴 또한 재규어처럼 생각했지요.

우와! 누가 날 도와주는 구나.”

그리고는 사슴은 이파리들을 주워와 벽을 만들고 두 개의 방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쓰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집을 짓는 것을 도와준 누군가에게 기꺼이 제공하려 했지요.

다음날 재규어는 집이 완성된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이름 모를 조력자에게 감사하며 한 방으로 가서 잠이 들었습니다. 사슴은 재규어가 잠든 다음에 와서 한 방을 누가 쓰고 있는 것을 보고 다른 방으로 가서 잠이 들었지요. 그렇게 두 동물의 서로 누군지는 모르는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 두 동물이 동시에 돌아왔습니다. 깜짝 놀라 잠시 동안 멍하니 있던 둘의 침묵을 깬 것은 재규어였습니다.

네가 내 집을 짓는 것을 도왔니?”

, 나였어.”

그래, 그럼 같이 살자.”

사슴은 재규어가 자신을 쫓아낼 줄 알았건만 웬일인지 관대하게 나오는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잠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다음날 벌어졌습니다.

나는 이제부터 사냥하러 갈거야. 바닥 청소해 놓고 물이랑 나무도 좀 가져와 놔. 내가 돌아올 때 배고플 테니 말이야.”

사슴은 무서워하며 시키는 대로 준비를 했지요. 그날 오후에, 재규어는 매우 큰 사슴을 잡아가지고 왔습니다.

내가 잡아온 것을 먹자.”

당연히 사슴은 무서워서 먹지 않겠다고 했지요. 밤새 사슴은 공포에 눈을 감지 못했습니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낮에 본 사슴처럼 죽을 것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지요. 사슴은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해가 뜨기 전의 이른 아침, 사슴은 숲 속으로 들어가 커다란 재규어를 만났습니다. 그 다음에 그는 커다란 황소를 만났지요.

황소야, 황소야. 너를 욕하는 나쁜 재규어를 봤어.”

뭐라고!”

황소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나 재규어를 찾았고, 나무그늘 밑에서 쉬고 있는 재규어를 보았습니다. 황소는 살금살금 다가가 재규어의 위로 팔짝 뛰어올라 재규어를 뿔로 받아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콧방귀를 끼며 가버렸죠. 사슴은 죽은 재규어를 끌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무서운 동거인에게 말했지요.

내가 잡아온 것을 같이 먹자.”

재규어는 코웃음을 치며 사슴이 뭘 잡아왔나 하고 봤지요. 그리고는 매우 놀랐습니다. 그리고 무서웠지요. 입맛이 없다며 방으로 들어간 재규어는 밤새 잠이 들지 못했습니다. 사슴이 재규어를 잡아 먹다니요! 그리고 사슴도 잠을 자지 못했지요. 그의 거짓말이 들어나거나 막가자는 식으로 재규어가 공격하면 어떻게 될지 뻔했거든요.

밤이 싶어지자 사슴은 뒤척거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뿔이 벽을 건드렸지요. 공포에 떨고 있던 재규어와 사슴은 그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는 집에서 나와 쏜갈 같이 도망쳤지요.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해줘야지, 자신이 원하는 걸 상대방도 원할 거라고 믿고 하면 안 된다는 생활의 지혜가 담겨있는 이야기네요.

마야의 재규어 신화(3)

다람쥐가 재규어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진다.

 


마야의 재규어와 관련된 한 전설은 인간들에게 재규어와 같아질 수는 없음을 전달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으로 하면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 찢어진다. 정도겠네요.

옛날 옛날에 다람쥐 엄마가 재규어를 찾아 왔습니다다람쥐를 본 재규어는 소리쳤지요.

"나의 보금자리에 다람쥐따위가 제 발로 걸어들어 오다니! 원하는 대로 죽여주마!"

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요? 다람쥐 엄마는 당황하지 않고 인사를 한 번 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위대한 지상의 지배자 재규어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부디 제 아들의 대부가 되어주십시오. 저는 제 아들이 위대한 재규어가 되기를 원합니다."

재규어는 황당했지요. 이런 부탁을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재규어는 거절했지만, 계속해서 부탁하는 다람쥐엄마의 등쌀에 못이겨 대부가 되어 줬습니다그리고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기로 했지요.

"잘보고 내가 하는 걸 배워라. "

말이 마치기가 무섭게 재규어는 도약해 목표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 목덜미를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어 제압했지요. 다람쥐 아들은 재규어의 용맹한 모습을 넋을 놓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연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 다람쥐 아들은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이제 저도 대부 재규어처럼 강력해 졌어요. 오늘 저의 사냥 모습을 보여 드릴께요."

그저 아들이 대견했던 엄마는 같이 사냥감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윽고 큰 동물을 발견한 아들 다람쥐는 재규어가 한 것 처럼 도약했습니다. 하지만 그 동물이 꼬리로 쳐 내 버렸지요. 아들 다람쥐는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 진흙구덩이에 박히고 말았습니다.

"엄마! 엄마! 살려주세요!"

자신의 아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엄마 다람쥐는 아들을 구하려 뛰어들었지만 역시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둘은 굶어 죽고 말았지요

마야의 재규어 신화(2)

왜 재규어는 인간과 떨어져 사나?

 


어느 날, 신들이 인간들을 창조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은 재규어는 매우 궁금했습니다. 신들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것을 보고 싶었거든요그래서 그는 신에게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신은 재규어가 사람들을 어떻게 창조하는지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재규어는 너무 똑똑했기 때문에 그 과정을 보면 재규어도 사람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신은 작은 구멍이 있는 항아리를 재규어에게 주고, 채워와 달라고 했습니다. 물이 있어야 인긴을 만들 수 있다고 했지요.

신난 재규어는 강가로 휙하고 달려가 물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구멍이 있기에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건 불가능 했지요. 그 모습을 본 개구리가 재규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신이 너를 속였구나 재규어야. 내가 도와줄께. "

개구리의 도움으로 항아리를 채운 재규어는 한달음에 신에게 돌아갔습니다.

"여기, 물을 채워 왔습니다."

그러자 신이 뒤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지요.

"너무 늦었구만, 자네가 하도 돌아오지 않아서 그냥 진흙으로만 만들었다네. 이제 막 개를 만드는 참이지."

신은 재규어가 없을 때 빨리 12명의 사람을 만들고, 남은 진흙으로 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 이 개 라는 생물은 참 멋지군요. 무엇을 담당하는 녀석입니까?"

재규어는 자신과 약간 닮은 개를 신기한 듯 톡톡치며 물어보았습니다.

"개는 인간들을 지키고 자네와 같은 동물들에게 예의를 가르쳐 주기 위해 만들었다네."

"이게 인간이군요."

고개를 돌려 인간을 보며 재규어는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인간은 재규어를 공격해 상쳐를 입혔지요. 재규어는 깜짝 놀라 뒤로 도약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가까이 갔는데, 또 한번 인간의 공격으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개에게 부탁해 재규어를 쫓아 내개 했지요. 인간과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인 재규어는 그 뒤로는 절대 인간에게 다가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야의 재규어 신화(1)

해를 품은 재규어

 


마야 사람들에게 날카로운 이빨과 빌톱으로 기민하게 사냥을 하는 제규어는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들은 재규어가 단순한 동물이라기 보다는 뭔가 초월적인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마야 신화에는 다양한 곳에서 재규어가 등장합니다.

마야 사람들은 재규어의 살갗에는 별이 총총한 밤하늘이 퍼져있다고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김새와는 반대로 마야 신화에서 재규어는 해를 운반하는 동물이었습니다. 재규어는 새벽에 동쪽에서 해를 가지고 솟아올라, 저녁에 서쪽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저승의 신인 시발바가 있지요. 그 사악한 신은 재규어에게서 해를 뺏기 위해 갖은 수를 씁니다. 재규어를 공격하기까지 하지요. 그러나 재규어는 끝끝내 해를 빼앗기지 않고 저승의 신을 물리쳐 위풍당당하게 또 떠오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재규어의 송곳니와 발톱은 선망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밤에 서쪽에서 떠올라 해를 먹어치운디고 믿어지거나, 지구의 종말 때에 재규어들이 해와 달, 그리고 우주마저도 먹어 치울꺼라고 믿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런 상반된 신화는 재규어에 대한 마야인들의 선망과 공포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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