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전설, 이야기

왜 올빼미는 둥지가 없을까?

 


몽골 주화에 새겨진 부엉이


 옛날 옛날에 몽골의 한 깊은 숲 속에 게으른 올빼미가 살고 있었습니다. 올빼미는 어찌나 게을렀는지 하루 종일 잠만 잤지요. 둥지를 만들지도 않았고, 밥도 적당 적당 먹으며 시간을 때웠습니다심지어 그 올빼미는 나는 것조차 귀찮아 했더랍니다.

 여느 때처럼  올빼미가 해가 떴는데도 곤히 자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딱따구리 한 마리가 날아와 올빼미가 앉은 나무를 딱! ! 쪼기 시작했지요. 잘 꾸고 있던 꿈을 방해 받은 올빼미가 화가 났습니다. 올빼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엉클어진 날개를 퍼덕이며 소리쳤습니다.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거야, 시끄러워서 일어났잖아 이 망할 딱따구리야!"

즐거워 보이는 딱따구리는 딱! ! 대답했습니다.

"보면 모르겠어? 밥 먹고 있잖아."

올빼미는 귀찮다는 듯이 신경질적으로 대답했습니다.

"다른 데로 가서 먹어! 나 자고 있는거 안보여?"

"모두들 바쁘게 사는데 너는 너의 시간에 갇혀 있구나."

입맛을 버린 딱따구리는 그 말을 남긴 채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가 가는 것을 보고, 올빼미는 다시 잠을 청했지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올빼미의 주변에서 지지배배 수다를 떠는 까치의 소리에 잠을 깨었습니다. 짜증이난 올빼미는 박새에게 소리를 꽥 질렀지요. 화가 난 까치는 대답 했습니다.

"! 네녀석은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아직 이불 속이구나! 네 주변을 봐봐 모든 새는 지금 먹이를 찾거나, 자신의 둥지를 만들며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넌 혼자 이불 속에서 뭘 하는 거니?"

올빼미가 뭐라고 채 대답하기도 전에, 까치는 숲 속으로 들어가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며 올빼밀 욕했습니다.

 올빼미는 분을 삭히며 다시 나무위에 누워 잠을 자려 했지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읺아 부스럭 대는 소리에 눈을 뜨고 말았습니다. 기척을 느끼고 올려다 보자 박새가 있었습니다. 박새는 둥지를 만들 나뭇가지를 찾느라 동분서주하고 있었지요.

 올빼미가 하늘을 올려다보자 몇 몇 새들은 분주히 날아다니고, 각따귀들은 지저귀고, 메뚜기들이 뛰어다는 것을 보았지요. 열심히 사는 다른 생물들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낀 올빼미는 언젠가 꼭 집을 짓자고 생각 했습니다.

 밤이 되었습니다. 고요한 공기가 숲 속에 퍼졌지요. 수 많은 별과 달이 내려다 보는 한 밤중의 한 가운데서 올빼미는 떨고있었습니다. 칼날같은 추위가 올빼미를 덮쳤지만, 둥지를 지어놓지 않은 올빼미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갸냘픈 날개로 몸을 감싸는 것이었지요. 낮에 본 박새가 지었을 둥지를 생각하며 올빼미는 꼭 자신의 둥지를 내일은 짖겠노라 결심했습니다.

 그날 밤은 왜인지 평소보다 길고 평소보다 추웠더랍니다. 올빼미는 계속 자신의 게으름을 탓하며 눈물을 흘렸지요. 수만개의 별과 달 빛이 올빼미를 감싸 주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영원한 밤은 없는 법이지요. 아침이 되어 해가 뜨자, 따사로운 햇살이 올빼미를 안아 주었습니다. 밤 새 한 숨도 못잔 올빼미는 아침에 포근함에 눈을 감고 잠을 창했지요. 그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올빼미의 행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올빼미는 아직도 둥지 없이 야행성으로 지낸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시간의 잡동사니의 신화 공부]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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