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내 눈 속의 사과 같은 너..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 소녀

 '처음'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설레입니다. 첫 눈, 첫 인상 등 등... 그 중에서도 우리를 가장 설레게 하는 말은 바로 '첫 사랑'이죠.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첫 사랑 했고, 또 첫 사랑의 대상이었습니다.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은 첫 사랑, 그 아련한 감정을 만날 수 있는 영화로 23일 개봉 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 소녀'를 추천합니다. 

 듣기만 해도 재밌는 별명을 지닌 각기 다른 개성을의 친구들과 주인공 커징텅(가진동 분). 수업 시간에 만화를 보면 딴 짓을 하는 것도 모잘라, 속칭 '딸딸이'(이 장면이 굉장히 재밌어요.)을 하는 문제아들에게 골머리를 썩이던 선생님은 결국 모범생인 션자이(진연희 분)에게 커징텅을 부탁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아는 사이였지만, 모범생과 문제아에게는 마리아나 해구 보다 깊은 골이 있었습니다.


"날 좋아하지는 마라, 난 바람따라 방황하는 늑대니까."

  공부도 하지 않고 남들을 무시하는 커징텅이 눈꼴 시었던 션자이는 결국 그에게 공부를 가르치기로 합니다. 왜 공부를 하는 지 모르면서도,  션자이 의 극성에 공부를 하던 커징텅은 점 점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션자이 와 소원 들어주기 내기를 하지요. 학급비가 없어졌을 때, 친구들을 의심하게 하는 선생님에게  반항하고, 졸업 여행을 하며 둘의 마음의 벽은 점차 점차 사라집니다. 대학 시험에서  션자이 가 시험을 망치고 울 때, 커징텅은 수줍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널 좋아해."

"대답해 줄까?"

"아니, 물어본거 아니니까 대답하지 말아줘, 그냥 널 좋아하게 해줘."

  대학에 간 두 사람은 전화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데이트를 합니다. 하지만 아직 풋사과 같이 미숙한 사랑이여서일까요? 둘은 서로의 마음을 완전히 확신하지 못한 채로 헤어지지요. 그리고 션자이 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엉뚱한 행동들을 합니다. 


"어른이 될 때, 여자는 남자보다 성숙하고 그 성숙함을 견딜 남자는 없다."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 법일까요? 결국 그런 엉뚱한 행동들 덕에 두 명은 헤어지게 되지요. 그리고 둘은 한 동안 연락을 하지 않다가, 대 지진이 났을 때 불현듯  션자이 가 생각난 그는 담을 넘으면서까지 그녀와 연락을 하고, 옜 이야기를 하던 커징텅은  션자이 에게 왜 대답을 안 해 줬냐고 물어보죠. 대답은 직접 영화를 보시기 바라요.


"나를 좋아해 줘서 고마워."

"나도 널 좋아했던 그 시절의 내가 좋아."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결국  션자이 는 결혼하게 됩니다. 감독이 자기 이야기를 찍어서 그런지  션자이 의 남편은 못생긴 배우를 썼더군요.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했던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며, 자신의 첫사랑과 드디어 이별을 고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소년이라면 아니면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소년이라도 모두 지니고 있는 남자의 첫 사랑. 이 첫 사랑의 감정들을 잘 담아낸 영화였습니다. 자칫하면 부끄럽고 아플 수 있는 소년의 마음마저 재미있게 담아 낸 감독의 자전적 영화. 한 번 보시며 예전의 그 순수했던 감정들을 곱씹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참, 영화 끝나고 크레딧 올라 갈때 잠시 앉아서 노래를 감상하시면 재밌는 장면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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