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보내기와 골라내기

왜 우리는 스펙을 쌓는가?


요즈음 학생들은 스펙을 쌓으려 애를 씁니다. 중학교 때는 외고에 가려고, 외고에서는 대학에 가려고 또 대학에서는 취업을 하려고 스펙을 만들어가지요. 대학에 가면 스펙을 쌓는 것이 끝나느냐? 아쉽지만 그건 아닙니다. 승진 시험을 하고,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또 스펙을 쌓아야 하지요. 외국어 시험, 컴퓨터, 경제관련 시험끝도 없는 스펙 관리를 해야 하는 현대인들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스펙 관리를 해야 하는 걸까요?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입니다. 우릴 뽑는 회사나 학교는 우리에 대한 정보를 다 가질 수 없습니다. 물론 여러분은 훌륭하기 그지없으나, 일정 수준에 미달하지 못하는 사람마저도 자신이 충분히 훌륭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나 학교는 아무나 뽑지 않게 되지요. 이 때, 우리는 뽑히기 위해서 우리의 훌륭함을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자격증, 봉사활동 등등을 해 그들에게 신호보내기를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신호보내기가 효과적이려면 먼저, 비용이 들어야합니다.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숨쉬기 같은 것을 장기로 내세울 수는 없는 법이지요. 또한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신호보내기 비용이 더 낮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높은 레벨의 신호를 얻을 유인이 없어지지요. 예를 들어 토익 700점이 토플 만점보다 더 선호된다면, 사람들은 토익을 보지 토플을 보지는 않겠지요.

 회사나 학교는 우리 지원자들이 보내는 신호를 보고 골라내기를 합니다. 정보가 없는 상대의 정보를 이끌어 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지원하기 위해서 일정 조건을 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조건이 되지 않는 지원자는 자연스레 지원을 하지 않게 되겠지요. 보험사는 이를 이용해서 여러가지 보험 상품을 만들어 놓고 지원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게 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펙을 계속해서 쌓을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이 있는 한, 더 좋은 품질의 스펙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의 스펙 경쟁은 너무나 과열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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