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뮤지션 소개 (13)
불나방스타쏘세지 클럽
이번에 소개해 드릴 그룹은 불나방스타 쏘세지 클럽입니다. 2010년에 해체했지만, 재미있는 밴드이기 때문에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구성원들의 예명만 해도 아주 인상적인데요,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던 조까클로스, 지금은 와이낫의 베이시스트인 까르푸황, 정민아 밴드의 드럼을 맡는 유미, 티미르호의 리더인 후르츠김, 랩과 퍼커션을 맡던 김간지로 범상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지요.
밴드명 역시 범상치 않은데, 쿠바의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패러디라고 하네요. 자칭 '얼터네이티브 라틴'을 한다고 하는 이들의 음악을 들어 보시죠.
딱 듣는 순간, 뭔가 필이 꼽히지 않으십니까? 우리나라 고전들을 재미있게 노래로 변용한 이 노래는 처음에는 뭔가 어색한 느낌인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하루 종일 이 노래 하나를 들으며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김간지씨의 랩이 일품인 곡입니다. 정말 강약을 조절하는게 이 곡에 딱 어울리는 랩을 하지요.
이번 곡은 '악어떼'입니다. 감성적인 멜로디를 가진 이 노래는 가사를 곱씹으면 곱씹을 수록 색다른 매력을 줍니다. 우리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나는 악어새가 되긴 싫지만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네'라는 가사가 반복하며 가슴을 때리는 곡입니다.
개인적 으로 불나쏘의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불행히도 삶은 계속되었다'입니다. 우울한 멜로디 위로 읊조리는 어느 사람의 삶의 이야기는 불행하고도 불행하기만 합니다. 강간에 자살까지 다루는 이 노래는 방송금지 판정을 받았지만, 그 우울한 가사에서 나오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이들의 다소 장난스러운 이름과 밴드이름과는 다르게, 현실에 농축한 가사는 이들의 깊이를 알게 해 줍니다. 더 이상 보여줄게 없다며 공연을 한 번 하고 이들은 해체했지만, 그 음악만은 남아 우리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시간의 잡동사니의 문화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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