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비합리적이다
합리적 선택과
베이스 룰
정부에서 전쟁이 난 다른 나라에 대해 실시할 정책에 대해 두 가지의 전달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는 “이 정책을 실시하면 전쟁이 난 나라의 사람들의 80%가 죽습니다.”라는 표현이고요, 다른 하나는 “이 정책을 실시하면 전쟁이 난 나라의 사람들의 20%가 살 수 있습니다.”라는 표현입니다. 이 때 사람들은 어느 방식을 선호할까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렇게 확률이 제시될 때 사람들은 비 합리적인 선택을 하곤 합니다. 신뢰도가 99%인 감염증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병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보통 99%라고 생각하지요. 거의 절망적인 수치이지만 이 판단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을 살펴 봅시다.
“신뢰도가 99%인 감염증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병에 걸릴 확률이 99%라고 생각할 것이다. 거의 절망적이다.”
그러나 애초에 이 병에 걸릴 확률을 모르지 않습니까? 이 병에 걸릴 확률이 1만 분의 1인 것을 고려하면 놀랍게도 실제로 감염될 확률은 거의 1%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는 100분의 1이기 때문에 최초의 감염률 1만분의 1과 비교하면 100배가 된다는 뜻이지만, 감염되지 않을 가능성 쪽이 99배나 큰 것입니다. 처음의 절망감과는 반대로 매우 희망적이지 않습니까? 만약 이것이 품질검사 결과라면 불량품으로 판정되더라도 바로 폐기할 필요 없이 추가 검사를 하는 게 좋은 것이지요.
여기서 사용한 확률 계산법을 ‘베이스 룰’이라 하고, 발생확률에 관한 사전 정보(이 경우는 감염률)가 있을 때 새로운 정보(검사의 신뢰도)를 얻었을 경우에는 사태가 발생할 확률을 어떻게 갱신하면 합리적인지를 나타냅니다. 이런 경우에 사람들은 사전확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제적 인간은 물론 베이스 룰에 따른 결론을 낼 수가 있으며, 양성 판정을 받더라도 당황하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말이지요.
이 오류는 확률판단에 있어서 ‘기저율(base rate)의 무시’로 일컬어지는 실수이며, 확률을 판단할 때 어떤 사건에서 전체가 차지하는 비율(기저율)을 무시함으로써 발생하는 오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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