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 치의 이야기,
더 레이디
아웅산 수 치, 그 이름이 우리에게 주는 무게는 아주 무겁습니다. '철의 여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20여년간의 가택연금' 이 무거움은 뤽 베송감독 특유의 영상미와 완급조절의 '더 레이디'를 통해 우리의 마음속으로 스며 듭니다.
영화 초반부에 아웅산 수 치(양자경분, 이하 수 치)의 남편인 마이클 에어리스(데이빗 튤리스 분)의 시점에서 시작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더 레이디의 주된 화자는 수 치가 아닌, 남편입니다. 수 치의 시점에서 진행되었으면 정치적 메시지와 버마 내부에 집중 되었을 영화는, 남편의 시점이 주가 되면서 인간으로서의 수 치을 조명하고, 세상과 연결합니다.
그녀를 억압하는 모든 것을 악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 역시, 영화에 한층 깊이를 더합니다. 집을 포위하고 있는 병사들 역시, 잔인하게만 나오지 않고, 음악을 받아들이고 수 치의 글을 읽는 인간적인 모습도 버리지 않습니다. 정말로 나쁜 것은 일선에서 총을 쏘는 병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또한 적당한 시점의 위트와 가족애를 통해서 고난과 역경의 길이었던 수 치의 일생으로 자칫 우울해 질 수 있는 관객들에게 영화의 오락적 측면도 결코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결코 불편하지 않습니다.
'철의 난초'라는 수 치는 사실 버마의 영웅이기 이전에, 두 아이의 어머니이고 한 남자의 아내였습니다. 그녀의 인생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수 치의 숭고한 정신을 보여 준 이 영화는 마지막에, 얼마 전 벌어진 승려들의 시위 장면을 덧씌우며 우리에게 공을 던집니다. 사실은 여린 이 여인에게 무거운 짐을 맡긴 것은 다름아닌 그들에게 무관심했던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의 자유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소서."
-아웅산 수치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시간의 잡동사니의 문화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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