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그리스의 회계장부가 들통났나?
벤포드의 법칙
수학자인 시몽 뉴콤은 복잡한 계산을 도와주는 로그표를 보다가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로그표는 1부터 시작해서, 9.999까지 숫자들의 상용로그 (밑이 10) 값들이 쓰여진 표 입니다. 정확한 계산을 위해서 소수점 수십 자리까지 표기한 표이지요. 그런데 그는 앞에 있는 페이지들이, 뒤에 있는 페이지보다 훨씬 더 헤진 것을 발견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사실일 수도 있겠지요. 뒷 페이지를 보려면 앞 페이지를 넘겨야 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사전을 한 번 보세요. f로 시작하는 단어를 찾을 때는 바로 f쪽을 펴서 보기 때문에 a로 시작하는 쪽이 낡을 염려는 없지요. 그래서 뉴콤은 왜 이러한 일이 생겨나는지 호기심이 생겨 연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되지요.
"혹시…맨 첫 자리가 1인 숫자가 세상에 더 많은 것은 아닐까?"
그는 여러가지 연구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놀라운 연구 결과를 발표합니다.
신기하게도 1로 시작하는 숫자가 전체의 1/3이나 차지한 것이지요. 그러나 이 연구결과는 귀납적으로 추론된 것이고 수학적으로 증명은 되지 않았습니다. 세상 모든 백조를 살펴보아도 단 한 마리 검은 백조가 나오면 귀납적 연구는 실패하기 때문에 증명은 어려울 수 밖에 없었지요.
이런 난제에 도전장을 던진 이가 있었으니, 바로 저명한 물리학자인 프랭크 벤포드입니다. 그는335개의 강, 3259개의 미국 지역적 인구수
1800가지의 분자의 질량수, 342명의 무작위로 선택된 사람들의 집주소에 있는 숫자들 그리고 104개의 ‘물리상수’를 모읍니다. 그리고 인위적인 수 만이 아니라 자연적인 수들도 위의 현상을 따른 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래서 그는 이 법칙을 각고의 노력 끝에 증명해냅니다.
요즘 이 법칙은 회계장부 조작을 감지하기 위해 공공연히 쓰이고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임의로 조작한 숫자들은, 무의식 중에 1,2,3,4...9를 고르게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지요.
그리스도, 장부의 수가 벤포드의 법칙에 어긋났기 때문에, 자세한 조사를 하다가 부실 장부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통계학을 통해 이런 것들을 밝혀 내다니, 재밌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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