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 뮤지컬, 연극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미소 춘향연가
지난 29일, 추석 하루전날의 휘황찬란한 보름달을 보며 정동극장으로 향했습니다. 바로 미소 춘향연가를 보기 위해서였지요. 1997년에 초연해 어느새 15년간 4,200회 공연을 하여 전세계를 통틀어 72만명의 사람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더 기대를 하며 이 작품을 보러 정동극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마침 제가 간 29일은 야외 장구체험이 진행되는 날이기도 했지요. 원래는 따로 비용을 내야지 배울 수 있는 것이었는데요, 특별히 29일 공연은 패키지로 진행되어서 재미있게 장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몇가지 리듬을 배웠는데요, '덩덕 쿵덕쿵'에서 '쿵덕덕 쿵덕'까지 4가지의 리듬을 배웠습니다. 어린 아이에서 나이드신 분, 우리나라사람과 외국인들이 모두 즐겁게 장구를 치며 하나가 되었지요. 혹시 이 장구체험을 배우고 싶으신 분들이 있을까 해서 정보 남겨 봅니다.
야외 장구체험
연중 15:00~15:30, 19:00~19:30(매주 월요일 휴관)
1인 15,000원
재미있는 장구체험을 끝내고 잠시 뒤에, 공연이 시작해서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타겟으로 해서 그런지, 많은 외국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도 있었고, 중국사람들도 있었고, 일본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나라의 말이 들리니까 외국에 온 것 같더라고요. 외국분들을 위해서인지 우리나라 전통의상 체험시간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관심 있으신 분은 한복을 입고 왕, 왕비가 된 기분을 느껴보셔도 될 듯 합니다.
의상체험
연중 14:50~15:40/ 18:50~19:40(매주 월요일 휴관)
가격 1인 5,000원
그리고나서 미소 춘향연가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공연의 포인트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하단의 모든 사진은 미소춘향연가 블로그의 사진입니다.)
1. 한국 전통 마당극과 뮤지컬의 만남
가장 한국적인 공연은 마당극입니다. 서양같이 관객과 떨어진 무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1:1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지요. 신명난 관객은 무대에 들어와 어깨춤을 추기도 하고, 관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잔치를 벌이는 것이 마당극입니다. 미소춘향은 이런 마당극의 요소를 잘 도입했습니다.
일단 객석과 무대가 가까워서 함께 하는 느낌이 나고, 관객들을 계속 참여하게 하며 호흡을 함께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외국인 관객들에게 직접 마당놀이를 시키는 것도 좋았는데요, 외국분들이 열심히 해 주셔서 더 그런것 같아요.
2. 한국의 미와 서양의 만남
미소 춘향에는 다양한 한복들이 나옵니다. 거지가 입는 옷, 마당극에서 입는 옷에서 고운 여성의 한복과 화려한 사또의 옷까지. 이러한 옷들의 색체와 춤을 출 때 나풀거리는 옷자락은 미소춘향을 한층 더 아름답게 합니다. 마치 조지훈 시인의 '승무'가 생각나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국적인 것들이 너무 많으면 외국 관객들은 어색함과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이 때에, 미소춘향은 마이클 잭슨의 춤같은 서양 문화 요소들을 재미있게 삽입시켜 놓았습니다. 그래서 외국 관광객들도 웃음을 지으며 볼 수 있게 해 놓았지요. 미소춘향이 그들과 한국의 문화의 거리를 한층 더 줄이지 않았을까요?
3. 춘향과 우리의 만남
미소 춘향은 대사가 많지 않습니다. 러닝타임 동안 거의 모든 상황은 등장인물들의 춤, 표정 그리고 행동으로 표현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말을 모르는 외국 관객들이나, 아이들에게도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지요. 말을 하지 않은 채로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미소춘향연가는 그 것들을 연출로 극복해 내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네요.
이렇게 미소춘향은 굉장히 즐거운 연극이었습니다. 우리 문화에 다시한번 생각을 해 보기도 할 수 있었고, 외국인들을 보며 춘향전이 또 하나의 한류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출연진이 계단을 통해서 객석 옆으로 올라가릴래 뭐지? 포토타임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바깥에서 마당극을 하는것이더라고요. 제가 비디오로 촬영해 왔으니, 그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관객과 배우들이 하나되는 정말 한국적인 순간이며, 외국인들도 한데 어우러지는 정말 세계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감동을 느끼시려면, 정동극장에 가서 미소춘향을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시간의 잡동사니의 문화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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