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뮤지션 소개 (61)
검정치마
1인 밴드라는 것은 자신의 음악세계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이지만, 알고 보면 다양한 사운드를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한계가 있지요. 하지만 검정치마에게는 이런 한계가 없는 듯 합니다. 미국에서 시작한 1인 밴드여서 인지, 검정치마의 음악에는 팝적인 느낌이 많이 납니다. 이를 어떤 평론가는 '짝퉁인줄 알았는데, 진퉁이였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요.
'검정치마'라는 이름은 별 뜻 없이 그냥 어감이 좋아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검정색이라는 어두운 색과 치마라는 여성적인 느낌이 혼합된 이름은, 저에게는 뭉크의 그림과도 같은 독특한 느낌을 주네요. 첫 음반 '201'은 '최우수 모던 록 음반상'을 타기도 했고, 지금까지 누적 5만장의 앨범을 판, 인디이지만, 매우 대중적이기도 한 밴드입니다.
1집 '201'에 수록된 곡 'dientes'입니다. 어찌보면 한국 인디씬에서는 갑툭튀한 검정치마의 이 앨범은 수많은 이들을 순식간에 매료시켰습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서정적인 보이스로 처음에는 몇 몇 군데에서 팔기 시작했지만, 어느 새 여러 곳에서 앨범을 팔게 되었지요. 이 앨범으로 검정치마는 자신의 이름을 한국 인디씬에 깊게 새겼습니다.
2011년, 검정치마는 최고의 앨범들 중 하나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2집 'Don't you worry me baby(I'm only swimming)'으로 돌아왔습니다. 1집에서 큰 성공을 거둔 가수들이 그 벽을 넘지 못하고, 번번히 좌절하는 것과는 다르게, 검정치마의 2집은 1집을 뛰어넘어, 그의 음악적 성장을 보여줍니다. 제목과도 같이 잔잔하게 수영을 하는 듯한 이 곡 또한 그러하지요. 감정이 과잉노출되지 않은, 좋은 노래입니다.
클래시컬한 어쿠스틱곡인 'international love song'역시 검정치마의 스타일을 잘 보여줍니다. 끊임 없이 "I wanna be with you'를 반복하는 이 로맨틱한 곡은 잔잔히, 정말로 잔잔히 흐르며 우리의 마음 속에 파문을 던져 줍니다.
검정치마는 이제 막 2집을 낸 가수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의 실력을 갖추었고, 1인밴드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음악적 실력을 갖추고 있지요. 게다가 오랜 미국 생활로, 한국 사회에 대한 객관적인 비판을 하기도 하지요. 이런 검정 치마를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습니까? 대한민국을 그가 검정치마로 덮을 그 날을 기대해 봅니다.
검정치마 공식 사이트/ 블로그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시간의 잡동사니의 문화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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