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과 동물은 따로 사나?
마오리족의 창세신화
옛날 옛날에 사람들과 동물들은 땅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 때는 사람들이 동물들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모두 사이 좋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또 그곳은 지하인데도 불구하고 창조주인 강의 힘으로 낮이나 밤이나 늘 밝았지요.
자신이 만든 아름다운 세계를 보던 강은 이윽고 한 가지가 아쉬워 졌습니다. 지상은 훨씬 더 아름답고 멋있었지요. 그래서 그는 나무를 심었습니다. 나무는 자라고 또 자라 거대해졌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는 지하를 뚫고 지상으로 가지를 뻗어 올렸습니다.
강은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지상으로 가자고 했고, 그들은 한 명 한 명 한 마리 한 마리 땅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지상은 너무나 아름다웠지요. 사람들과 동물들이 아름다움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강은 주의점을 알려 주었습니다.
"사람들아, 내 사랑하는 피조물들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절대 불을 만들지 말거라. 불은 이 세상의 평화를 깰 뿐이란다."
사람들은 창조주의 말씀을 마음 속 깊이 새겼습니다. 문제는 그날 밤 생겨났습니다. 태양이 서쪽으로 지자 마자 어둠이 세상을 정복했고,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었지요. 너무나 무서워진 사람들은 몸을 떨며 서로 기대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이런 어둠이 닥친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한참을 기다리며 이 무서운 흑의 장막이 걷히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아침은 쉽사리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태연했지요. 그들은 밤에도 멀리까지 잘 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신의 말씀은 까맣게 잊은 채로 불을 피웠습니다. 붉디 붉은 불, 밝디 밝은 불이 만 천하를 비췄습니다. 그 밝고 붉은 불에 깜짝 놀란 동물들은 부리나케 도망쳐 동굴 속으로, 산 속으로 도망쳤지요. 그 때부터 사람과 동물은 따로 살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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