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보내기와 골라내기

왜 우리는 스펙을 쌓는가?


요즈음 학생들은 스펙을 쌓으려 애를 씁니다. 중학교 때는 외고에 가려고, 외고에서는 대학에 가려고 또 대학에서는 취업을 하려고 스펙을 만들어가지요. 대학에 가면 스펙을 쌓는 것이 끝나느냐? 아쉽지만 그건 아닙니다. 승진 시험을 하고,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또 스펙을 쌓아야 하지요. 외국어 시험, 컴퓨터, 경제관련 시험끝도 없는 스펙 관리를 해야 하는 현대인들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스펙 관리를 해야 하는 걸까요?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입니다. 우릴 뽑는 회사나 학교는 우리에 대한 정보를 다 가질 수 없습니다. 물론 여러분은 훌륭하기 그지없으나, 일정 수준에 미달하지 못하는 사람마저도 자신이 충분히 훌륭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나 학교는 아무나 뽑지 않게 되지요. 이 때, 우리는 뽑히기 위해서 우리의 훌륭함을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자격증, 봉사활동 등등을 해 그들에게 신호보내기를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신호보내기가 효과적이려면 먼저, 비용이 들어야합니다.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숨쉬기 같은 것을 장기로 내세울 수는 없는 법이지요. 또한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신호보내기 비용이 더 낮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높은 레벨의 신호를 얻을 유인이 없어지지요. 예를 들어 토익 700점이 토플 만점보다 더 선호된다면, 사람들은 토익을 보지 토플을 보지는 않겠지요.

 회사나 학교는 우리 지원자들이 보내는 신호를 보고 골라내기를 합니다. 정보가 없는 상대의 정보를 이끌어 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지원하기 위해서 일정 조건을 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조건이 되지 않는 지원자는 자연스레 지원을 하지 않게 되겠지요. 보험사는 이를 이용해서 여러가지 보험 상품을 만들어 놓고 지원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게 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펙을 계속해서 쌓을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이 있는 한, 더 좋은 품질의 스펙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의 스펙 경쟁은 너무나 과열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합니다.


과학과 경제학의 통섭

신경경제학

 행동경제학 중 에서도 경제적 의사결정을 두뇌수준에서 관찰하려는 주목할만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리학과 경제학을 접목해 보았지만, 심리학은 겉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행동을 가지고 추론하는 것이라 이론화 시키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의사결정을 내리는 부위인 뇌를 탐구해 보기로 한 것입니다.

 폴 잭교수나 폴 글림셔와 같은 연구자들을 통해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이라 알려지기 시작한 이 움직임은 기능적 자기공명장치와 같은 뇌영상기법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과학적 영농법을 도입해 행동경제학의 비옥한 토양을 다시 일구기 시작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앨런 샌피교수가 최근에 발표한 논문은 그러한 접근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이 논문에서는 최종결정게임을 할 때 경기자가 제안을 받아들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를 보여주는데, 이는 두뇌의 서로 다른 정보처리 방식이 의사결정 시 일종에 경쟁상태에 놓일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상반된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경제적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이해에 신경과학이 기여할 수 있는 논의의 공간을 의미있게 확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도는 이미 마케팅 분야에서는 많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어떤 노래를 틀어야 사람들의 구매욕을 자극 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MRI를 찍어보기도 했고 말이죠. 앞으로는 이러한 학문간의 교류를 통해서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은 비합리적이다

합리적 선택과 베이스 룰

정부에서 전쟁이 난 다른 나라에 대해 실시할 정책에 대해 두 가지의 전달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는 “이 정책을 실시하면 전쟁이 난 나라의 사람들의 80%가 죽습니다.”라는 표현이고요, 다른 하나는 “이 정책을 실시하면 전쟁이 난 나라의 사람들의 20%가 살 수 있습니다.”라는 표현입니다. 이 때 사람들은 어느 방식을 선호할까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렇게 확률이 제시될 때 사람들은 비 합리적인 선택을 하곤 합니다. 신뢰도가 99%인 감염증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병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보통 99%라고 생각하지요. 거의 절망적인 수치이지만 이 판단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을 살펴 봅시다.

“신뢰도가 99%인 감염증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병에 걸릴 확률이 99%라고 생각할 것이다. 거의 절망적이다.

그러나 애초에 이 병에 걸릴 확률을 모르지 않습니까? 이 병에 걸릴 확률이 1만 분의 1인 것을 고려하면 놀랍게도 실제로 감염될 확률은 거의 1%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는 100분의 1이기 때문에 최초의 감염률 1만분의 1과 비교하면 100배가 된다는 뜻이지만, 감염되지 않을 가능성 쪽이 99배나 큰 것입니다. 처음의 절망감과는 반대로 매우 희망적이지 않습니까? 만약 이것이 품질검사 결과라면 불량품으로 판정되더라도 바로 폐기할 필요 없이 추가 검사를 하는 게 좋은 것이지요.

여기서 사용한 확률 계산법을 ‘베이스 룰’이라 하고, 발생확률에 관한 사전 정보(이 경우는 감염률)가 있을 때 새로운 정보(검사의 신뢰도)를 얻었을 경우에는 사태가 발생할 확률을 어떻게 갱신하면 합리적인지를 나타냅니다. 이런 경우에 사람들은 사전확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제적 인간은 물론 베이스 룰에 따른 결론을 낼 수가 있으며, 양성 판정을 받더라도 당황하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말이지요.

이 오류는 확률판단에 있어서 ‘기저율(base rate)의 무시’로 일컬어지는 실수이며, 확률을 판단할 때 어떤 사건에서 전체가 차지하는 비율(기저율)을 무시함으로써 발생하는 오류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비합리적이다

죄수의 딜레마

두 명의 은행강도 용의자가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그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심증은 가지고 있으나 물증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은 그들을 독방에 감금하여 놓고 두 가지의 선택 사항을 제시합니다. 한 명만 자백하고, 다른 한 명은 침묵할 경우, 자백한 사람은 1년형을 내리고 침묵한 쪽에는 10년형을 내립니다. 두 명 모두 자백을 할 경우에는 두 명 모두 5년 형을 내립니다. 마지막으로 두 명 모두 침묵을 지키면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죄석방 된다는 것이지요.

죄수B

죄수A

자백

침묵

자백

(5년형,5년형)

(1년형,10년형)

침묵

(10년형,1년형)

(석방,석방)

만약 내가 죄수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합리적 개인은 침묵보다는 자백을 선택하고, 결국 두 명 모두 5년형을 살게 된다. 두 명이 협력할 경우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인데, 이런 결과를 가져오기는 매우 힘이 듭니다.

 그런데 이 상황, 어디서 많이 보셨죠? 바로 배트맨의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배트맨에게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려 한 실험과 같지요


사람은 비합리적이다

몬티홀 딜레마

 당신 앞에,3개의 문이 있습니다. 2개의 문 뒤에는 염소가 있고, 나머지 문의 뒤에는 승용차가 있습니다. 당신이 만약, 승용차가 들어있는 문을 고른다면 그것을 가질수 있겠지만, 염소가 들어있는 문을 고른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지요. 당신이 문 하나를 고르자, 사회자는 당신이 고른 칸을 제외한 두칸중, 염소가 들어있는 한 칸을 열어보입니다. 그리곤 능청스럽게 당신을 향해 묻습니다. "선택을 바꿀건가요?" 이 때, 당신이 문을 바꾸는 것과 바꾸지 않는 것 중 어느 것이 합리적일까요? 아래의 두 표를 보세요.

당신이 선택한 문

사회자가 열어준 문

당신의 선택

결과

A(승용차)

B혹은C

바꾸지 않는다.

당첨

B(염소)

C

바꾸지 않는다.

C(염소)

B

바꾸지 않는다.

*<1>선택한 문을 바꾸지 않을 경우

 

당신이 선택한 문

사회자가 열어준 문

당신의 선택

결과

A(승용차)

B혹은C

C혹은B

B(염소)

C

A

당첨

C(염소)

B

A

당첨

*<2>선택한 문을 바꿀경우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선택한 문을 바꾸는 것의 확률이 2/3으로 바꾸지 않을 경우의 1/3보다 큼을 알 수 있습니다그러나 실제로 몬티홀 퀴즈쇼에서 이 딜레마가 발생했을 때, 수학자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바꾸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 주장하였고, ‘마릴린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칼럼을 게재하던 마릴린이 옳은 의견을 제시하였을때, 많은 비난을 받기도 하였지요. 이 역시 인간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하나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인간, 심지어는 수학자 마저도 때로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이와 비슷한 것으로 한창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보석상 문제'가 떠오르네요.


보석상에 한 신사가 들어와서, 70만원짜리 진주를 샀다.

100만원짜리 수표를 냈는데 보석상 주인은 거스름돈 줄게 없었다.

그래서 보석상 주인은 그 수표를 들고 옆 제과점에 가서 현금으로

바꿔온 뒤 30만원을 신사에게 거슬러줬다.

그 신사가 가고난 뒤, 그 수표가 가짜 수표 인걸 알게 됐다.

그래서 보석상주인이 제과점주인에게 100만원을 물어주었다.

보석상 주인이 총 손해 본 금액은?


정답은 직접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과연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알아 보세요. :)

 

콩도르세의 역설, 에로의 불가능성 정리

난 쟤가 싫어! 나도!

 용석이네 학교에서 반장을 뽑았습니다. 반장 후보로는 곰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나머지 동물들에게는 인기가 많지 않은 곰돌이와 두루두루 사이가 좋은 토끼, 그냥 한번 나와 본 너구리가 있었습니다. 다수결로 투표를 하고 나서 곰돌이가 반장이 되자 뒤에서 사슴과 물개가 속삭였다.‘너 쟤 좋아하냐? 난 쟤가 싫어!’ ‘나도!’ 얼마 후 사슴은 깜짝 놀랐습니다. 곰돌이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이는 경제학의 다양한 분야 중 하나인 정치경제학의 관점에서 분석이 가능합니다. 일단, 반장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다음과 같다고 가정해 봅시다.

유권자 타입

타입1

타입2

타입3

유권자구성비

40%

45%

15%

1선택

토끼

곰돌이

너구리

2선택

너구리

토끼

토끼

3선택

곰돌이

너구리

곰돌이

*<1-14>용석이네 반의 반장후보에 대한 지지타입

위의 수치대로 나누어 졌다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투표의 순서를 바꾸면 뽑히는 후보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먼저 타입1과 타입2를 투표에 붙이고 그 후에 타입3을 붙이면 곰돌이가 당선되지만, 타입1과 타입3을 투표한 뒤 최다득표를 한 쪽과 타입2가 투표를 하면 토끼가 당선 되게 됩니다. 이렇게 다수결 방식을 통해서 이행성이 있는 사회적 의사결정에 다다를 수 없는 것을 콩도르세의 역설 이라 합니다. 유권자들이 ‘토끼보다는 너구리가 좋고, 너구리 보다는 곰이 좋다‘라고 생각 했을 때, 이게 단순히 토끼보다는 곰이 좋다‘로 이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표를 해야 가장 사람들의 뜻을 잘 반영할 수 있을까요? 이상적인 투표방식은 없을까요? 18세기 프랑스의 보다라는 수학자는 최근 스포츠 팀의 순위를 매기는 방식인 선호도별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인 보다 계산법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 또한 완벽한 것은 아니었지요. 그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투표제도를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결국 20세기에 들어 경제학자 케네스 에로가 이상적인 투표제도는 존재할 수 없다는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를 발표하면서 일단락 지어지며, 이제는 계속 불완전한 투표제에 매달릴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최선이 없을 때는 차선이 최선이지요



애그플레이션

라면값이 갑자기 왜 올랐지?

 

요즘 교내 매점에서는 아이들의 한숨 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이것도 가격이 올랐어…….’ ‘이제1000원으론 살게 없네……’ ‘아 이건 500원이다! 근데 양이 너무 적어…….’등등 물가가 오른 걸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학생들이니만큼 많이 먹어야 하는데 급속도로 오른 최근의 물가는 지갑을 여는걸 망설이게 합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요즘 물가를 보면 한숨만 나오지요. 이런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최후의 마지노선인 라면마저 가격을 올려 더욱더 우울해집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이렇게 물가가 상승하는 것일까요?

*출처;한국은행

*<1-13>에그플레이션의 영향

바로 애그플레이션 때문이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을 의미하는 ‘Agriculture’ 과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 농산물의 가격이 오르면서 전체적인 물가 역시 함께 오르게 되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애그플에이션이 발생했을까요? 먼저,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들의 소득이 크게 증가하며 수 많은 인구의 식량으로서의 곡물수요가 증가하였습니다. 옛날에 한 번 먹을 거 이제는 두 번 먹고 그러는 거지요. 이들의 육식소비가 증가하며 육류의 사료인 곡물수요가 증가하고, 고 유가를 타개하기 위한 바이오디젤의 개발 등이 곡물의 수요곡선을 우측으로 이동시켰습니다. 또한, 바이오디젤로 인해 옥수수의 생산면적이 늘어나 다른 곡물들의 생산면적이 줄어들었고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석유가격의 상승으로 곡물의 운송의 비용이 증가하여 공급곡선 역시 우측으로 이동하였지요. 정말로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 않나요? 따라서 균형가격은 우측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인하로 인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며 달러화 자산에 모여들었던 투기자본이 곡물과 원자재 시장으로 몰려들기도 했지요. 이런 현상의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이 절실한데,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기들이 먹던가 더 비싸게 팔겠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세계5위의 곡물 수입국으로, 이번 사태를 맞아 곡물 자급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어쨌든 요즘에는 애그플레이션으로 매점도 잘 못가 살이 빠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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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성과 경합성

올림픽 비인기 종목의 비애

 

얼마 전, 런던에서 올림픽이 막을 올렸습니다. 폴 메카트니의 오프닝 무대가 정말 인상적이었지요. 4년마다 전 세계는 떠들썩해집니다. 전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지요. 올림픽만 되면 축구, 농구, 등의 인기종목뿐만 아니라 레슬링, 조정 등 여러 가지 비인기 종목도 갑작스레 큰 인기를 받습니다. 금메달이라도 따면 몇 일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지요. 그러면서 그들에게 가는 지원이 너무 적은 것을 문제 삼습니다. 이번에 사격 금메달을 따신 분도 정부의 지원이 적었음을 꼬집었지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 올림픽이 끝나면 모두 비인기 종목에 대해서는 관심을 다시 끊습니다. 그래서 또 비인기 종목 운동선수들은 힘든 날들을 보내지요. 왜 이러한 비극이 4년마다 반복되는 걸까요?

바로 올림픽 비인기 종목의 경기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특성에 기인합니다. 올림픽 비인기 종목의 경기는 보는 사람에게 효용을 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서비스 재화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올림픽경기의 중계는 우리가 일상에서 구매하는 아이스크림과는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은 가격을 지불해야 구매가 가능한데 이를 배제성을 지닌다고 합니다. 또한 아이스크림은 내가 먹으면 남이 먹을 수 없는데 이를 경합성을 지닌다고 하지요. 그런데 올림픽 비인기 종목의 경기는 아이스크림과는 다릅니다. 먼저, 내가 올림픽 경기를 본다고 해서 다른 이들이 올림픽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배제성이 없고요. 또한, 올림픽 비인기 종목에 지원을 하지 않는 다고 해서 비인기 종목의 경기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므로 경합성 또한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재화의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직접 느끼는 가치만큼의 기부금을 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에 대한 정보는 국민과 정부에게 매우 비대칭적으로 제공됩니다. 당장 아버지에게 물어 보시면 알 거에요. “아빠,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의 가치가 얼마나 되?” 라 물으면 측정할 수도 없지.” 그러시다가도 그럼, 박태환이 금메달 따라고 세금 10만원씩 더 걷으면 낼 거야?”라고 물으면 내가 왜?”라고 하실 거에요, 국민은 자신이 느끼는 행복감을 감출 유인을 지닌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실제로는 비인기 종목의 경기를 즐기는 무임승차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처럼 가격을 매기기는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지만 공익을 위해 필요한 재화를 공공재라 합니다. 공공재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급에 대한 가격을 받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유지되는 데에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국민들에게서 걷은 세금을 재원으로 하여 국가에서 공급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올림픽 비인기 종목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냥 시장의 가격기구에 맡겨놓았다가는 비인기 종목의 공급은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세금을 써서 비인기 종목을 지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스스로 비인기 종목의 구장을 찾아가고, 평소에도 그들을 응원하면 더 좋겠지요.

 

 

롱테일 법칙과 파레토의 법칙

공부잘하는 애들만 모아볼까?

 


곰돌이 중학교의 교장인 곰돌이는 늘 걱정으로 가득 차있기만 합니다. 자신의 학교의 학생 중 몇 명은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나머지는 너무 놀기만 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곰돌이 교장은 학생들 중 공부하는 이들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는 100명의 학생 중 20명 정도가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지요. 그는 만족해하며 그 20명을 모아 새로이 ‘공부반’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반에서도 4명만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나머지는 조금씩 떠들기 시작하였지요. 곰돌이 교장은 이런 사실을 보고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혈압으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후 곰돌이 교장의 뒤를이어 토끼교장이 취임했습니다. 토끼교장은 오히려 ‘공부반’보다는 나머지 80명의 학생들을 돌보기 시작했지요. 왜 두 교장은 다른 방법을 선택한 것일까요? 그리고 결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1-9>파레토의 법칙vs 롱테일 법칙

먼저, 곰돌이 교장이 선택한 방식은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파레토가 제시했던 ‘파레토의 법칙’[1]을 따른 것입니다. 파레토는 개미들을 관찰하다 열심히 일하는 개미는 100마리 중 20마리 정도라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이를 사회에 접목시켰는데요. 실제로 소득누적분포표를 보면 상위의20%가 하위 80%를 먹여 살리는 구조인 나라들을 볼 수가 있고요, 전통적인 경제구조에서는 상위 20%의 고객들이 수익의 80%를 차지하기도 해 이른바 VVIP 마케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로 변화되며 정보통신기술이 발달되자 하위80%의 긴 꼬리도 무시하지 못할 존재가 되었으니 이를 ‘롱테일 법칙’[2]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대형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에서는 판매량 하위 80%의 서적들이 전체 판매액에 상당한 비중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요. 다원화 되는 사회에서는 ‘20%의 소품종을 다량생산’하는 것 보다는 ‘80%의 다품종을 소량생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과연 토끼교장과 곰돌이 교장 중 누가 옳은 선택을 한 것일까요?


[1] 파레토의 법칙-8020의 법칙,베키의 법칙; 상위20%가 전체이윤의 80%를 차지하다는 법칙

[2] 롱테일 벌칙-하위80%가 전체 이윤에 많은 기여를 한다는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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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재와 보완재

새가 감기에 걸리면?

 


 닭이 감기에 걸리면 큰일이지요. 뉴스에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오는데요. 사람들은 감기를 옮지 않기 위해 닭들에게 마스크를 씌우지요. 그런데, 닭이 감기에 걸리면, 우리들이 좋아하는 닭고기는 못 먹게 되는데요! 매우 아쉬워 하며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으려고 하면 어! 가격이 오른 것을 알 수 있지요. 좋아하는 닭고기를 못 먹는 것도 억울한데, 다른 고기를 먹으려면 돈을 더내라고 하니 그저 한숨만 나오죠. 단백질은 어디서 보충하라고.ㅠ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1-7>보완재의 그래프()와 대체재의 그래프()

이는 닭고기가 쇠고기, 돼지고기와 대체재의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닭고기를 못 먹게 되면 다른 여러 사람들은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다른 고기를 대신 먹고 싶어하지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닭고기 대신 비둘기나 캥거루 고기보다는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먹기 때문에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수요는 증가하고 따라서 가격이 증가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꿩 대신 닭’ 같은 관계를 대체가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대체재[1] 관계에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불행히도, 돼지와 소는 수요가 늘어났다고 해서 바로 공급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바로바로 찍어내는 공산품과는 달리 생육기간이 필요하고, 처음 키우기 시작할 때 ‘얼마 후에 조류독감이 발생하겠구나!’하고 예측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지요. 따러서 우리는 닭도 못 먹고, 비싸진 돼지,쇠 고기도 먹기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감기걸린 닭 때문에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없을까요? 당연히 있지요닭과 함께 소비해야 만족이 커지는 재화가 있습니다. 만약 닭을 치킨으로만 먹는다고 하고, 모든 사람들이 닭을 먹을 때 맥주와 함께 먹는다고 하면, 닭이 감기에 걸려 수요가 많이 많이 줄어 들면 맥주 역시 수요가 많이 많이 줄어 들게 됩니다. 이렇게, ‘바늘가는데 실간다’같이 두 재화를 같이 소비해야 만족도가 높아지는 재화를 서로 보완해 준다고 해서 보완재[2] 관계에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이유를 알아도 역시 닭고기도 못 먹고, 돼지고기,소고기도 먹기 힘들어지는건 너무하지요. 닭이 감기에 걸리지 않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1] 대체제-한 재화와 대체관계에 있는 재화,

[2] 보완재-한 재화와 보완관계에 있는 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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