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멀리, 고향을 그리는 일본 사내의 노래; 

망향 : 望鄕 

스즈키 츠네키치 2집


 한 음반이 내게 다가오는 것은 마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을 연상시킵니다. 일본의 음악이라고는 X Japan을 필두로 하는 비주얼 락이나, AK 48처럼 무더기라고 나오는 아이돌 그룹, 그리고 시부야나 신주쿠 근처에서 인디음악을 하는 뮤지션들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앨범을 받아 듣고 나서, 일본에는 스즈키 츠네키치라는 사람이, 뮤지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위의 사진의 무뚝뚝해 보이는 아저씨가 스즈키 츠네키치입니다. 사람은 생긴대로 논다고 했던가요?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은 하나같이 무뚝뚝합니다.  자신을 세상에 알릴 생각은 전혀 없는듯이 자신의 생각을 나즈막히 읊어 내려가는 그의 음악은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더 와닿는 듯 합니다. 



 첫번째 트랙, 海の見える坂(바다가 보이는 고갯길)입니다. '나도 없고 당신도 없는 아무도 없는 고갯길, 구름이 유모차를 몰고가네', '아버지, 이곳이 당신이 걸어가신 길인가요'라는 그리움이 흠뻑 묻어나는 가사는 그의 나즈막히 읊조리는 아저씨 목소리로 우리에게 와 닿습니다.

 사실 '망향'이라기에는 가까운 1시간 거리의 지역을 생각하면서 곡들을 썼다고 하는데요, 거기에 딴지를 거는 이에게 그는 '망향은 망향이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외국 미술가 중에서도 자신의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를 소설을 읽은 뒤 한번도 들르지 않고 그림을 그렸었습니다. 그리움은, 거리와는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타이틀 곡인 '토리짱의 꿈'입니다. 토리짱이라는 유령과의 이야기를 풀어낸 이 곡도 나즈막히 우리에게 와 닿았습니다. "토리짱의 유령인가?" 라고 내가 묻자 "이상한 말씀 마세요, 난 유령이 아니라고요." 역시 유령이 맞군 이라는 가사는 마치 소설의 한 구절 같습니다. 아코디언의 애절한 음색 위로 담담히 써내려가는 가사가 한 편으론 평화로우면서도, 한 편으론 애처롭고 그립기만 합니다.



 7번 트랙인 '외로울 땐'입니다. 외로울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나요? 스즈키씨는 목욕을 하고, 밥을 짓고, 밤을 기다리고 그냥 잠을 자며 그 서글픈   감정을 떨쳐내라고 하고 있습니다. 외로움 역시, 그리움에서 비롯되는 감정이겠지요. 저 멀리에서 보이는 그들에 대한 그리움, 망향이라는 앨범의 제목에 실로 어울리는 곡이 아닌가요? 외로움에 대해 '하루 하루 밥을 짓다 보면 그럭저럭 계절이 바뀌겠지'라는 그의 처방이 와 닿으시나요?


 9번 트랙인 '납 병정'입니다. 옛날에 납 병정이 나오는 동화를 읽은 기억이 있었는데요, 그 기억이 다시한번 나는 노래였습니다. '도깨비가 숨바꼭질을 하는 사이 납 병정이 몰살 당했다'라는 가사는 잃어버린 어린시절의 기억에 대한 그리움을 써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다'는 가사가 그의 그리움의 깊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요?


 망향의 '고향'은 장소를 의미하기도 하고, 시간을 의미하기도 하며, 추억을 뜻하기도 합니다. 스즈키 츠네키치의 목소리는 그 그리움을 우리에게 전달해 줍니다. 오늘 밤, 아침 출근 길 이유 모를 그리움이 솟아날 때 '망향'과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의 음악이 그리움을 가라앉혀 주지는 않지만, 같이 그 감정을 공유해 줄 것입니다.



望鄕 (망향)

아티스트
Tsunekichi Suzuki
타이틀곡
トリちゃんの夢 (토리짱의 꿈)
발매
2012.08.29
앨범듣기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스즈키 츠네키치 - 망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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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리뷰에서 진행중인 뿌리깊은 나무 체험단 이벤트입니다.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는데, 이것도 보고 싶네요! :)


마당극, 뮤지컬, 연극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미소 춘향연가


 지난 29일, 추석 하루전날의 휘황찬란한 보름달을 보며 정동극장으로 향했습니다. 바로 미소 춘향연가를 보기 위해서였지요. 1997년에 초연해 어느새 15년간 4,200회 공연을 하여 전세계를 통틀어 72만명의 사람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더 기대를 하며 이 작품을 보러 정동극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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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제가 간 29일은 야외 장구체험이 진행되는 날이기도 했지요. 원래는 따로 비용을 내야지 배울 수 있는 것이었는데요, 특별히 29일 공연은 패키지로 진행되어서 재미있게 장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몇가지 리듬을 배웠는데요, '덩덕 쿵덕쿵'에서 '쿵덕덕 쿵덕'까지 4가지의 리듬을 배웠습니다. 어린 아이에서 나이드신 분, 우리나라사람과 외국인들이 모두 즐겁게 장구를 치며 하나가 되었지요. 혹시 이 장구체험을 배우고 싶으신 분들이 있을까 해서 정보 남겨 봅니다.

야외 장구체험

연중 15:00~15:30, 19:00~19:30(매주 월요일 휴관)

1인 15,000원




 재미있는 장구체험을 끝내고 잠시 뒤에, 공연이 시작해서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타겟으로 해서 그런지, 많은 외국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도 있었고, 중국사람들도 있었고, 일본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나라의 말이 들리니까 외국에 온 것 같더라고요. 외국분들을 위해서인지 우리나라 전통의상 체험시간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관심 있으신 분은 한복을 입고 왕, 왕비가 된 기분을 느껴보셔도 될 듯 합니다.

의상체험

연중 14:50~15:40/ 18:50~19:40(매주 월요일 휴관)

가격 1인 5,000원


그리고나서 미소 춘향연가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공연의 포인트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하단의 모든 사진은 미소춘향연가 블로그의 사진입니다.)


1. 한국 전통 마당극과 뮤지컬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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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한국적인 공연은 마당극입니다. 서양같이 관객과 떨어진 무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1:1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지요. 신명난 관객은 무대에 들어와 어깨춤을 추기도 하고, 관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잔치를 벌이는 것이 마당극입니다. 미소춘향은 이런 마당극의 요소를 잘 도입했습니다. 

 일단 객석과 무대가 가까워서 함께 하는 느낌이 나고, 관객들을 계속 참여하게 하며 호흡을 함께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외국인 관객들에게 직접 마당놀이를 시키는 것도 좋았는데요, 외국분들이 열심히 해 주셔서 더 그런것 같아요.


2. 한국의 미와 서양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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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 춘향에는 다양한 한복들이 나옵니다. 거지가 입는 옷, 마당극에서 입는 옷에서 고운 여성의 한복과 화려한 사또의 옷까지. 이러한 옷들의 색체와 춤을 출 때 나풀거리는 옷자락은 미소춘향을 한층 더 아름답게 합니다. 마치 조지훈 시인의 '승무'가 생각나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국적인 것들이 너무 많으면 외국 관객들은 어색함과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이 때에, 미소춘향은 마이클 잭슨의 춤같은 서양 문화 요소들을 재미있게 삽입시켜 놓았습니다. 그래서 외국 관광객들도 웃음을 지으며 볼 수 있게 해 놓았지요. 미소춘향이 그들과 한국의 문화의 거리를 한층 더 줄이지 않았을까요?


3. 춘향과 우리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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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 춘향은 대사가 많지 않습니다. 러닝타임 동안 거의 모든 상황은 등장인물들의 춤, 표정 그리고 행동으로 표현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말을 모르는 외국 관객들이나, 아이들에게도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지요. 말을 하지 않은 채로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미소춘향연가는 그 것들을 연출로 극복해 내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네요.


 이렇게 미소춘향은 굉장히 즐거운 연극이었습니다. 우리 문화에 다시한번 생각을 해 보기도 할 수 있었고, 외국인들을 보며 춘향전이 또 하나의 한류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출연진이 계단을 통해서 객석 옆으로 올라가릴래 뭐지? 포토타임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바깥에서 마당극을 하는것이더라고요. 제가 비디오로 촬영해 왔으니, 그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관객과 배우들이 하나되는 정말 한국적인 순간이며, 외국인들도 한데 어우러지는 정말 세계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감동을 느끼시려면, 정동극장에 가서 미소춘향을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미소춘향연가

R석: 50,000원

S석: 40,000원

*다양한 할인행사 진행중

홈페이지 바로가기



Original Korean Musical MISO 미소

장소
정동극장
출연
송종준, 최정호, 장우영, 김지영, 임희정
기간
2010.04.17(토) ~ 오픈런
가격
R석 50,000원, S석 40,000원, A석 30,000원
가격비교예매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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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션 소개(77)

어쿠스틱 콜라보


 

  여러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새 어쿠스틱 음악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어쿠스틱은 복잡함도, 어려움도 없이 단순하고 그러면서도 세련된 음악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어쿠스틱 음악의 특징을 잘 살린 듀오가 있으니 바로 어쿠스틱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김승재와 채지연의 프로젝트 듀오, '어쿠스틱 콜라보'입니다.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협력'한다는 것이지요. 아티스트와 기업이 협력해 디자인이 독특한 상품을 내 놓거나, 뮤지션들이 협력해 독특한 사운드를 뽑아냅니다. 진짜 어쿠스틱을 하기 위해 모인 김승재와 안다연은, 담백한 그들의 노래에 어울리게 이름도 참 담백하게 지었습니다. 



 어쿠스틱 콜라보는 거의 기타로만 이루어진 곡 구성이여서 자칫 단조로울 수도 있지만, 그 단조로움보다는 세련됨과 빈틈없는 사운드가 귀에서 울려퍼집니다. 오히려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점들은 여백으로 남겨두어서 편안함을 주지요. 1집 '
Unplugged'의 '그대와 나, 설레임'입니다. 부드럽고, 가을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 앨범은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벅스에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지요.



 역시 1집에 수록된 곡인 '한여름밤의 꿈'입니다. 싱글로도 발매되었었지요. Unplugged, 코드를 꼽지 않겠다는  앨범명에서 부터 기계음 배제를 이야기한 그들은 기타한대와 두 명의 보컬로 어디까지 음악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아름다운 목소리가 읊어 내려가는 가삿말을 듣고 있으면, 아련합이 몰려옵니다.

 요즘 노래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기계음을 사용합니다. 일렉트로닉 기타와 신디사이저부터 시작해 어느새 사람의 목소리에도 오토튠이라는 기계음을 입히게 되었지요. 그런 음악들역시 좋지만, 너무 범람해서 우리의 귀를 피곤하게 합니다. 그럴 때 '어쿠스틱 콜라보'의 음악을 들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어쿠스틱 콜라보 홈페이지/ 페이스북


어쿠스틱 콜라보

정보
Group | 대한민국 | 결성: -
장르
-
대표곡
사랑이 방울지네
멤버
안다은, 김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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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션 소개(76)

바닐라 어쿠스틱



 올 9월 드디어 바닐라 어쿠스틱의 1집 '반지하 로맨스'가 세상의 빛을 보았습니다. 2009년에 결성한 바닐라 어쿠스틱은 큰오빠 '바닐라맨'을 중심으로 성아, 타린이 똘똘 뭉쳐있는 그룹입니다. 타린은 지난해 교체되어 들어온 멤버라 그런지 약간 나이차가 있지만, 이들의 정다운 모습은 마치 가족과도 같이 느껴지네요.

 데뷔한 뒤 어쿠스틱 음악이나 홍대 인디음악을 듣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아니 여러번 들어보았을 '쿠키, 커피', '러비듀', 썬글라스'등의 곡들을 세상에 내놓던 이들은 드디어 1집을 발표했습니다. 영어로 바닐라는 어떤 세공도 가하지 않은 원래 상태를 의미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바닐라 어쿠스틱의 음악은 매우 순수한 어쿠스틱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바닐라 어쿠스틱의 2번째 싱글 '홍삼맛캔디 (Single)'입니다. 홍삼맛 캔디를 드셔본적 있으신가요? 사탕이라고 좋아해서 까서 입안에 넣었다가 퍼지는 그 씁슬함과 텁텁함이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애매합니다. 이 노래도 겉으로는 밝은 멜로디가 흘러서 듣다가는, 사실 안에 이별을 극복해 낸 여성의 심정을 노래하는 다소 씁슬한 가사가 인상적이지요. 이별을 노래한 곡이지만, 매우 듣기 편안한 곡이라 자주 듣곤 합니다.



 그리고 1집인 '반지하 로맨스'입니다. 유명한 힙합퍼 'MC Sniper'가 참여해 더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요. 멤버의 교체는 분명 하나의 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 들어온 타린은 겉돌지 않고,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의 초코시럽처럼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쿠스틱 곡에 랩이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곡 같은 경우는 그 밸런스를 절묘히 맞춰 반감조차 들지 않더군요.

 바닐라 어쿠스틱이라는 이름만 듣고 달콤하고 달달한 노래를 생각하셨다면 잘못 생각하신 겁니다. 물론, 그런 노래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말이지요. 바닐라 어쿠스틱은 달콤하고도 달콤한 선율 위로, 담담히 가사를 써 내려갑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 가사에 공감하면서도, 밝은 선율에 우울해지지 않으며, 공감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지요.

바닐라 어쿠스틱 홈페이지/ 페이스북


바닐라 어쿠스틱

정보
Group | 대한민국 | 결성: -
장르
-
대표곡
반지하 로맨스
멤버
타린, 성아, 바닐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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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힙합퍼 소개(2)

가리온



 한국 힙합의 역사에 대해 논할때 가리온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겠지요. '가리온'은 백두산에 살며 갈기만 검은색인 백마인 전설의 동물을 말합니다. 가리온은 이름과도 같이 언더힙합 1세대를 이끈 가리온은 한국 힙합 역사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앨범은 2집까지 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 앨범 하나 하나가 힙합씬을 이루는 거대한 기둥들입니다.

 가리온의 탄생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 클럽에서 만난 나찰과 메타는 가리온을 결성하게 되었고, 거기에 DJ 및 프로듀싱을 담당한 JU가 들어와 세 명이서 팀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음악활동을 하며 앨범을 준비해 갔는데, 그 '다양한 활동'중에는 '힙합방'이라는 힙합 강의도 있었습니다. 이 강의를 들은 이들중 나중에 '소울컴퍼니'를 만드는 이들이 나오지요.



 2004년, 팀 결성 6년만에 나온 정규1집이 발매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네이버에는 가리온의 데뷔가 2004년으로 되어있더군요. 한국 100대 명반의 하나로 꼽힌 이 앨범은 그동안의 성과가 담겨있기에 약간 트랜드와는 괴리가 있었지만, 가리온이 써내려간 역사인 라임과 플로우, 멜로디는 그 괴리의 간극을 채우고도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가리온은 당분간 생업에 종사하게 됩니다. 음악적 견해차이로 JU는 떠나고 메타는 주차요원으로 일했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런 경제난도 가리온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프라이머리나 랍티미스트라는 걸출한 프로듀서를 만나 '그날 이후', '무투'와 같은 싱글을 내었고, 한참을 지나 언더그라운드 힙합팬들의 관심을 한데 모은 '가리온2'라는 2집이 나옵니다. 이 앨범은 가리온에게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 2011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힙합 음반 부문, 2011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힙합 노래 부문의 삼관왕을 만들어 줍니다. 내는 앨범마다 명반을 만들어내는 가리온의 능력은 가히 '전설'급이지요.



 가리온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영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우리 언어가 아닌 영어를 문법을 파괴하며 사용하는 몇 MC들은 이를 좀 보고 본받았으면 합니다. 또, 가리온은 우리나라말로 라임을 만드는 것을 정립해 나간 그룹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힙합의 역사는 '전설'인 가리온이 없이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지요. 최근 쇼미더머니에 나오며 프리스타일 랩핑실력을 방송으로 증명한 이들의 앞에 거리낄게 더 이상 있을까요? 다음 3집을 기다리며 이만 포스팅을 마칩니다.


가리온 미투데이/ 트위터/ 페이스북


가리온

정보
Group | 대한민국 | 결성: 1998
장르
-
대표곡
A Week
멤버
MC Meta, Naach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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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 언더힙합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더 힙합퍼 소개 (1) UMC/UW  (0) 2012.08.30

세계의 악기 소개(23)

하르모늄


 이번에 소개해 드릴 악기 역시 인도의 악기인 하르모늄입니다. 하르모늄은 인도가 영국의 지배를 받을 때 만들어진 악기이지요. 우리나라의 풍금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풍금이 발로 밟아서 소리를 낸다면 하르모늄은 손으로 여닫으며 마치 아코디언과 같이 소리를 내지요. 

 그렇기에 음색의 다양성이 떨어질 것만 같기도 합니다만, 하르모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분들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현대 인도에서는 시타르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악기중 하나입니다. 한번 하르모늄의 음색을 들어보시죠.


하르모늄 연주


하르모늄, 시타르, 사랑기, 타블라의 연주


같이 알면 좋은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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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악기 이야기

어렵게 구했던, 봉고




 저는 악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조그마한 악기들이 내는 다양한 소리를 듣고 있자면, 정말 행복하지요. 그래서 여기저기서 돈을 저축해 여러 악기를 구매했는데요. 물론 학생이다보니 비싼 악기는 사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이쁜 소리를 내는 아이들이라 만족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봉고를 소개하려 합니다.

 제가 악기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타악기들입니다. 젬베나 드럼, 까혼같은 녀석들은 스트레스가 치밀어 오를 때 넋좋고 치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면 정말 좋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젬베를 구매했고, 그 다음에 봉고의 소리에 매혹되어 봉고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중고나라에서 봉고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REMO의 BG-7800-1S이었지요. 

 단종된 모델이고 플라스틱헤드이긴 했으며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1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8만원까지 에눌을 한 뒤, 사러가려하는데, 그날 밤에 연락이 오더라고요. 악기상에서 일하는 친구가 최소 15만은 받으라고 했다고 말입니다. 그 덕에 봉고를 사려던 계획은 완전히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인연이라는게 진짜 있는지 한달동안 팔리지 않더니 원래 가격으로 내려가더군요. 그래서 재빨리 연락해서 8만원으로 깍은뒤 데리고 왔습니다. 상당히 무거워서 집까지 오는데 고생했지만, 몇 번 쳐보니 정말 소리가 괜찮더라고요. 지금도 스트레스 받을 때면 마구 치곤합니다. 물론 낮에만요. 밤에는 층간소음이 되니까요.

 언젠가는 1인 밴드를 하는게 제 꿈인데요, 그 때도 이 봉고를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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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션 소개 (75)

야광토끼



'토끼'라는 이름이 들어간 아티스트는 아주 많습니다. 루싸이트 토끼도 있고, 제이레빗도 있지요. 그런 아티스트 중에 눈에 튀는 이름이 있으니, 바로 '야광토끼'입니다. 한 아티스트를 알게 되는 계기는 정말 다양한데요, 저는 야광토끼를 렛츠락 페스티벌에 온 버벌진트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꼽아 알게 되었습니다.

 '야광토끼'라는 다소 재미있는 이름은 토끼를 좋아하는 임유진씨가 예명을 가지고 고심하던 중 친구가 “너 이름 필요하지 않냐? 토끼 좋아하니까 토끼해라. 그런데 널 닮은 걸로 하려면 그냥 토끼는 안 되는데?” 그러다가 그냥 “야광토끼? 뭐, 괜찮네” 라는 사연으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생각보다는 단순한 사연이네요.



 야광토끼는 사실 검정치마에서 키보드를 맡았었습니다. 밴드에서 곡을 쓰지않던 멤버가 솔로로 데뷔할 경우, 많은 경우는 자신이 있던 밴드의 색을 탈피하지 못하고 그 한계를 드러냅니다. 하지만 야광토끼는 그런 통념에 도전해 주지요. 1집 'Seoulight'의 타이틀곡 '조금씩 다가와줘'입니다. 요즘의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 팝과 일렉트로닉이 섞인 야광토끼만의 음악은 귀를 사로잡습니다.



 야광토끼의 EP 앨범, 'Happy Ending'의 타이틀곡 '왕자님'입니다. 검정치마에서 건반을 담당했던 야광토끼답게 그녀의 음악에는 신디사이저가 주를 담당합니다. 홍대 인디씬에 만연해 있는 '여성 싱어송 라이터=기타'라는 공식에 당당히 도전한 신디사이저 중심의 음악은 야광토끼만의 신비스러운 느낌을 한층 더해주지요.

 토끼는 작고 연약한 이미지를 주는데, 야광은 뭔가 평범하지 않고, 특별하며 신비로운 느낌을 줍니다. 이런 두 느낌이 혼합된 것이 야광토끼만의 음악인것 같습니다. 홍대 인디씬의 진정한 의미는 마치 '야광색'같이 자신만의 색을 지닌 음악을 하는것이 아닐까요?

야광토끼 블로그/ 페이스북


야광토끼

정보
Group | 대한민국 | 결성: -
장르
-
대표곡
왕자님
멤버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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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션 소개 (74)

랄라스윗



 2007년, 인도여행을 떠난 아리따운 두 처자는 한 디저트 가게에 들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맛본 디저트는 뇌리에 박혀, 팀 이름을 가게의 이름을 본따 '랄라스윗'으로 정하게 하지요. 그 디저트가 어떤 맛이었는지 저는 인도에 가본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그녀들의 음악이 그 디저트처럼 우리의 뇌리에 알콩달콩하게 박힌다는 것은 알겠네요.



  랄라스윗의 첫 EP 앨범 '랄라스윗'에 수록된 곡 '꽃 내리는 불면의 밤'입니다. 랄라스윗만큼 '소녀감성'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이들이 있을까요? 여리디 여린 소녀의 감성은 자칫 사랑을 노래하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착각할 가능성이 많지만, 실은 슬프고, 외로움을 노래하는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이 곡역시, 이런 소녀의 복잡한 감수성을 잘 담아낸 노래입니다. 잠 못 이루는 밤, 온갖것이 생각나는 그 순간을 잘 담아내었습니다.

 

 랄라스윗의 1집 'bittersweet'의 타이틀곡 '우린 지금 어디로 가는걸까'입니다. 쓰고도 달다는 앨범의 제목에 걸맞게 달콤한 곡도, 조금은 우중충한 곡도 있는 이 앨범은 어린 소녀의 감성에서 보는 세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EP앨범이 약간은 홍대 여성 듀오라는 클리셰적 음악이었다면, 이 앨범에서는 랄라스윗만의 독특한 감성을 담아내기 시작하지요. 

 피아노, 기타 그리고 여성 보컬과 멤버. 어떻게 보면 홍대 인디씬에서 정석이라고 할 수도, 나쁘게 말하면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랄라스윗은 자신들만의 감성과 멜로디를 담은 1집으로 등장을 알렸습니다. 우연히 간 인도식당에서 팀의 이름을 정하고, 우연히 해본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탄 랄라스윗의 음악은 우연히 바람을 타고 다가와 우리의 귀를 간질입니다.


랄라스윗 공식홈페이지/ 미투데이


랄라스윗

정보
Group | 대한민국 | 결성: -
장르
-
대표곡
Orange Blossom
멤버
김현아, 박별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시간의 잡동사니의 문화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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